'미군 무기 고갈' 보도에 격노한 트럼프…기밀유출자 색출 지시

트럼프 "반역적 내용 유출자 추적 중"…백악관 내 반전파 소행 의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통령 직속 군인 배우자 위원회 설치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8.3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으로 미군의 무기 재고가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르자, 정보 유출자 색출을 지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CNN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매체가 인용한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몇 주 동안 무기 비축분 소진을 지적하는 보도가 계속되자 법무부에 이같은 지시를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서도 "현재 이러한 반역적인 내용을 유출한 이들을 추적하고 있다"며 "이들에게는 장기 징역형을 구형할 것"이라고 말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기밀 군사 정보에 대한 접근 권한을 위임받은 자가 이를 언론에 유출하는 것은 그 신뢰를 저버리고 연방 법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의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언론들은 지난 2월 말 시작된 트럼프 행정부의 대(對)이란 군사 작전 초기부터 무기 재고 부족 문제를 보도해 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가짜뉴스'라며 부인하고 있다.

최근에는 CNN이 이란 전쟁으로 미군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미사일을 약 80% 소진했으며,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도 절반가량 소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 역시 지난달 31일 트럼프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캠프 데이비드 내각 회의에서 탄약 부족 문제를 놓고 정면충돌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미군이 요격 미사일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는 소식은 전쟁 기간 이란의 미사일·드론 공격의 표적이 됐던 걸프 국가들을 우려하게 했다. 걸프 국가들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를 중심으로 이란과 대화를 재개하고 추가 공습을 자제하도록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추가 군사 행동 가능성을 거론하며 이란을 압박하는 시기에 이러한 보도들이 등장하자, 결정적인 국면에서 미국을 약해 보이게 만들었다며 극도로 분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이러한 정보 유출이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해 미국이 분쟁에서 빠져나오게 하려는 행정부 내 반전 성향 당국자들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추측한다고 CNN은 전했다.

다만 백악관 관계자들은 지금까지 대통령의 분노가 헤그세스 장관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게시한 또 다른 트루스소셜 게시글에서 "헤그세스가 하는 일에 대단히 만족한다"고 말했다.

한 당국자는 "대통령은 피트를 비난한 적이 없다. 이것은 순전히 정보 유출자들에 대한 문제"라고 CNN에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국방물자생산법(DPA)을 발동하는 등 방산 기업들에 무기 생산 속도 확대를 압박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방산 기업들과 패트리엇 미사일 등 핵심 무기에 대한 신규 생산 계약을 체결했으나, 실제 생산에는 최대 2년이 소요돼 당장의 재고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국방부가 무기 보충을 위해 방산 기업들과 맺은 계약들이 여전히 의회의 자금 지원 승인이 필요한 상태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부터 여러 차례 의회에 무기 예산을 요청했지만, 의회 승인이 지연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