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출산 관광' 시민권 박탈 재시도…행정명령 2건 서명

대법원 제동 한 달여 만에 우회전략…입국 때 출산 목적 숨기면 대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6.8.4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민권 획득을 목적으로 한 이른바 '출산 관광'을 통해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에게 출생시민권을 부여하지 않는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 2건에 서명한다고 6일(현지시간) 온라인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이는 미 연방대법원이 지난 6월 트럼프 대통령의 출생시민권 제한 행정명령을 위헌으로 판단한 지 한 달여 만에 다시 추진되는 것이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첫 번째 행정명령엔 상업적 출산 관광과 연관된 미국 내 출생자에게 시민권을 부여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다. 단, 과거 출생자의 시민권을 소급해 박탈하지 않고 지정된 범주에 해당할 경우 행정명령 발효 후 출생자에게만 적용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부모가 관광·취업 목적 미국에 입국한다고 신고한 뒤 자녀의 시민권 획득을 위해 출산했다면 입국 과정에서 허위 진술을 한 것인 만큼 출생시민권의 예외로 인정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행정명령엔 미국에 근무하는 일부 국가 외교 인력의 자녀에게 출생시민권을 부여하지 않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부는 향후 괌과 북마리아나 제도 등 미국령에서 태어난 아이에게도 이 같은 제한을 확대할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현행 미국법에서도 완전한 외교 면책특권을 가진 공인 외교관의 미국 출생 자녀는 수정헌법 제14조의 '미국 관할권에 속하는 사람'으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출생과 동시에 시민권을 얻지 못한다. 따라서 새 명령이 이보다 넓은 범위의 외교 요원에게도 적용하려는 것인지가 향후 쟁점이 될 전망이다.

수정헌법 14조는 미국에서 태어나거나 귀화하고 미국 관할권에 속하는 모든 사람을 미국 시민으로 규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할 두 번째 행정명령은 국무장관과 국토안보부 장관에게 미국 국내외의 출산 관광을 차단하고 관련 업체를 단속하기 위한 규정과 지침을 마련하도록 지시하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 미 하원 감독위원회도 출산 관광 업체들을 조사하고 있다. 감독위는 지난 5월 플로리다주 업체 '해브 마이 베이비 인 마이애미' 등에 고객과 마케팅, 금융거래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출산 관광을 통해 미국에서 태어나는 아이의 규모는 연간 수천~수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1월 불법체류자나 관광·학생·취업비자 등 임시 체류자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의 시민권을 인정하지 않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러나 연방대법원은 올 6월 이 명령이 수정헌법 14조에 위배된다며 무효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새 행정명령이 기존보다 적용 범위가 좁고 입국 사기에 초점을 맞춘다는 방침이지만, 위헌 소송이 다시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고 악시오스가 전했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