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핵전력 커질수록 흔들리는 美 핵우산…"한일 안보 선택지 복잡"

허드슨연구소 "中 보복능력 커질수록 美 방어 의지에 의구심"

지난달 6일(현지시간)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 소속의 전략핵잠수함에서 태평양 공해상으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발사되고 있다. 인민해방군은 이날 모의 탄두를 장착한 전략미사일을 1발을 태평양 관련 공해상으로 발사했다며 "미사일이 목표 해역에 정확히 떨어졌다고 밝혔다. 2026.07.06 ⓒ 신화=뉴스1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중국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핵전력을 빠르게 확충하면서 미국의 '핵우산'에 의존해 온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동맹국의 안보 셈법이 복잡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 워싱턴 D.C.에 본부를 둔 보수 성향의 외교·안보 정책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의 리처드 와이츠 선임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성숙기에 접어든 중국의 핵전력'(China’s Nuclear Coming of Age) 보고서에서 지난달 초 중국 해군이 전략핵잠수함에서 남태평양 공해를 향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 발사한 사실을 언급하며 이같이 전망했다.

와이츠 연구원은 SLBM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지난해 9월 베이징 열병식에서 공개된 신형 전략폭격기를 중국의 '핵 3축 체계'로 지목했다.

그는 "중국의 미국 본토 타격 능력 강화로 가장 직접적인 위협을 받는 국가는 필리핀과 한국, 특히 일본"이라며 이들 국가가 미국의 군사 개입에 의존하고 있지만 중국의 보복 능력이 향상될수록 미국의 방어 의지를 의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와이츠 연구원은 "중국의 군사력 증강은 미국 동맹국들이 미국에 보다 강력한 군사적 공약을 요구하도록 만든 측면도 있다"며 "동맹국들은 중국 지도부가 확대된 핵전력을 일종의 방패로 활용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중국이 핵전력을 과시해 미국의 군사 개입을 억제할 수 있다고 판단한 뒤, 아시아의 미국 동맹국과 파트너들을 위협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중국의 군사력 증강은 미국 동맹국들이 국방비를 늘리고 자체 방위 역량을 강화하는 결과로도 이어지고 있다고 와이츠 연구원은 지적했다.

그는 미국 동맹국들이 선택할 수 있는 대응 경로로 △'세력균형' △'동맹질서 붕괴' △'군비통제' 등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 가운데 가장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로 호주와 일본, 필리핀, 한국이 자체 방위력을 강화하면서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에 계속 의존하는 세력균형 전략이라고 봤다.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파급력'이 더 큰 시나리오로는 미국 중심의 동맹질서가 흔들리는 경우를 꼽았다.

와이츠 연구원은 "일부 동맹국은 중국과의 군사적 충돌을 피하기 위해 대만해협 유사시 개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거나 미국과의 안보 관계를 축소할 수 있다"며 "미군의 자국 내 기지 사용권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중국을 달래려 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미국의 방어 공약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동맹국이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독자적인 안보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미국 동맹국들이 독자적인 핵무장을 추진하거나, 반대로 중국에 유화적으로 접근하는 양극단의 선택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와이츠 연구원은 "중국의 핵전력 증강은 세계를 더욱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고 군사계획을 복잡하게 하며 수십 년 동안 구축된 군비통제와 핵비확산 체제를 약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형성될 미국·러시아·중국의 3자 핵질서가 안정적인 억지 체제로 이어질지, 아니면 군비 경쟁 등 연쇄적인 불안정으로 귀결될지는 주요 정책 결정자들이 변화하는 국제 핵질서를 얼마나 능숙하게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