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추모식 맘다니 참석 반대' 청원에…美보수언론 과장보도
뉴욕포스트, 유가족 1명 청원에 '수천명 요구' 제목…SNS·우파매체서 확산
트럼프 "유가족들 큰 불만" 가세…맘다니는 "추모식서 희생자 기릴 것"
-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9·11 테러 25주년 추모식을 앞두고 일부 유가족이 무슬림인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의 행사 참석을 금지해달라는 온라인 청원을 제기했다. 일부 보수 언론은 이를 '유가족 수천 명'이 반대하고 있다는 식으로 확대시켜 논란이 일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는 "9·11 유가족 수천 명, 맘다니의 25주년 추모식 참석 금지를 요구했다"는 1면 헤드라인 기사를 보도했다.
이 기사는 9·11 테러 희생자 그레이스 캐서린 갈란테의 남편 조반니 갈란테(55)가 온라인 청원 사이트 '체인지'(Change.org)에 올린 맘다니 시장 참석 반대 청원이 수만 명의 서명을 받았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 청원은 "맘다니 시장의 공적 입장, 친분, 그리고 많은 이들이 적대적이라고 인식하는 수사에 대한 그의 대응을 두고 우려가 제기됐다"며 맘다니 시장이 반미 성향의 인물들과 연관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청원은 29일 현재 약 4만 7300명의 서명을 모은 상태다.
이 기사는 엑스(X)에서 수백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우파 소셜미디어 이용자를 중심으로 확산하기 시작했다. 일부 보수 성향 매체들도 '수천 명의 유가족 청원' 소식을 잇달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유가족들이 "맘다니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다"며 "현재 희생자 측을 비롯해 9·11과 관련된 사람들, 수많은 사람이 뉴욕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해 매우 불만을 품고 있다"고 가세했다.
그러나 뉴욕포스트 기사의 제목에 등장한 '유가족 수천 명'이라는 표현의 근거는 "서명자 중 3000~7500명"이라는 갈란테의 추산에 근거하고 있었다.
갈란테는 독립매체 '파퓰러 인포메이션'과의 인터뷰에서 "우리에게 (유가족) 명단은 없다"며 "명단을 하나하나 확인하며 이름을 검토하지는 않는다"고 인정했다. 청원 사이트 체인지 측 역시 서명자의 유가족 여부를 별도로 검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매체 CBS 뉴욕은 맘다니 시장의 참석에 반대하는 일부 유가족이 서명에 참여했다는 사실을 보도하는 한편, "맘다니 시장의 참석을 막으려는 시도가 현명한 일인지 모르겠다"는 반응도 소개했다.
스태튼아일랜드 9·11 생존자 단체 활동가 데니스 맥키온은 "지난 25년간 9·11 유가족을 돕기 위해 한 것이 거의 없었던 시장과 주지사들도 있었으나 그 누구도 참석이 금지되지는 않았다"고 CBS에 전했다.
한편 맘다니 시장은 지난 27일 기자회견에서 청원에 대한 질문을 받고 행사에 불참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맘다니 시장은 "올해 9·11 추모식에서 유가족, 생존자, 그리고 끔찍한 테러 공격으로 영원히 영향을 받은 첫 응급 구조대원들 곁에 서서 그들을 자랑스럽게 기릴 것"이라며 "우리가 모두 느낀 엄숙한 날을 절대 잊지 않을 것임을 다시 한번 확인할 것"이라고 강조햇다.
뉴욕의 '9·11 메모리얼 & 뮤지엄'은 CBS에 "추모 행사에 정치색을 배제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노력해 왔다"며 정치인들은 추모식에서 별도의 발언을 하지 않으며 지정된 구역에 머물도록 요청받는다고 설명했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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