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외무, '이민 30년' 중국계 의원에 "네 나라로 가라" 막말
-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뉴질랜드 외무장관이 29일(현지시간) 중국계 의원에게 "당신 나라로 돌아가라"고 발언해 거센 논란이 일었다.
AFP통신, 뉴질랜드 공영 RNZ 등에 따르면 윈스턴 피터스 외무장관은 이날 뉴질랜드의 코로나 팬데믹 대응에 관한 토론 중 중국계 로런스 쉬난 녹색당 의원으로부터 "백신을 맞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러자 피터스 장관은 "당신이 여기 온 지 5분밖에 안 된 거 안다. 당신 나라로 돌아가라"며 "그곳 사람들은 넙치처럼 넙죽 엎드려 거짓말을 하지만, 여기서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고 쏘아붙였다.
이어 피터스 장관은 "알겠나? 당신이 익숙한 것과 달리 이건 민주주의라고 부른다. 당신이 온 곳으로 돌아가라, 이 수다쟁이야"라고 공격했다.
1986년 중국 톈진에서 태어난 슈난 의원은 1994년 부모와 함께 뉴질랜드로 이주해 오클랜드 동부에 정착했다.
이 발언에 왕샤오룽 주뉴질랜드 중국 대사는 30일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우리는 다른 나라의 내정에 말려들 의사가 전혀 없다"면서도 "때로는 특정 발언이 다른 무엇이나 누구보다 발언을 한 사람 자체를 더 잘 보여준다는 말로 충분하다"고 응수했다.
피터스 장관은 뉴질랜드의 반이민 우파 성향 뉴질랜드제일당의 대표다. 그는 지난 2023년 소속당이 중도우파 성향 국민당과 연립 정부를 꾸리면서 외무장관으로 입각했다.
피터스 장관은 "나는 우리의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있으며, 이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발언을 철회할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인종차별이라는 비판엔 "쓸데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뉴질랜드제일당이 인종차별 발언으로 비판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월 셰인 존스 뉴질랜드제일당 부대표는 토론 중 멕시코 출신 리카르도 메넨데스 마르치 녹색당 의원에게 "멕시코인들을 집으로 보내라"고 소리친 것이 논란이 돼 사과해야 했다.
크리스토퍼 럭슨 총리는 '국민당 대표' 명의의 성명을 통해 피터스 장관이 "뉴질랜드인들이 처한 문제 대신 언론과 정치인들이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만들기 위해 부적절하게 관심을 끌려는 발언을 해온 오랜 전력이 있다"고 규탄했다.
쉬난 의원은 30일 의회에서 "장관이 자신의 발언에 대해 이토록 부주의하고 무책임하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라며 럭슨 총리가 피터스 장관에게 책임을 물을 것을 촉구했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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