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女한인 美주지사 후보 돌풍…민주도 놀랜 강성 진보 바텐더
위스콘신 주지사 민주당 경선 지지율 1위…주류층 "본선에선 필패" 경계
ICE 폐지·부자 증세 등 급진 공약…공화당, 오히려 반기며 경선 도와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 중서부의 핵심 경합주인 위스콘신 주지사 민주당 경선판이 30대 한인 여성 정치인의 돌풍에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내달 11일 경선을 앞두고 민주사회주의자(Democratic Socialist)로 분류되는 프란체스카 홍(37) 위스콘신주 하원의원이 예상을 깨고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중이다.
위스콘신 최초의 아시아계 주 의원이자 한인 이민자의 딸인 홍 후보는 자신을 "유일한 임금 노동자이자 싱글맘, 세입자"로 소개한다.
그는 현직 파트타임 바텐더로 일하며, 2024년 폐업한 라멘 가게 운영 실패로 약 3만 달러(약 4500만 원)의 빚을 지는 등 서민적 배경을 앞세워 유권자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최근 마케트 로스쿨 여론조사에서 홍 후보는 26%의 지지율로 1위를 기록하며, 만델라 반스 전 부지사(15%) 등 쟁쟁한 후보들을 앞섰다.
홍 후보가 돌풍을 일으킨 건 급진적인 공약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그는 경찰 예산 삭감 및 장기적 폐지, 이민세관단속국(ICE) 폐지, 부유층 증세, 임금 삭감 없는 주 32시간 근무제, 무상 보육 및 공영 식료품점 운영 등 파격적인 정책을 내걸었다.
재원 마련 방안과 관련해 그는 "자금은 이미 존재한다"며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배분했는지, 그리고 누가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지가 문제"라고 주장하며 부유세 인상과 기업 세제 혜택 폐지를 주장했다.
이러한 극좌 노선은 민주당 주류에는 악몽으로 여겨진다. 2024년 대선에서 가장 치열했던 위스콘신에서 중도층의 지지 없이는 본선 승리가 불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민주당 주류 진영은 패닉에 빠졌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선거 전략가였던 데이비드 액설로드는 현재 상황을 "절벽을 향해 천천히 굴러가는 자동차"에 비유하며 깊은 우려를 표했다.
조 와이니키 전 위스콘신 민주당 의장은 "홍 후보는 궁극의 극좌 후보다. 경선에서는 통할지 몰라도 본선에서는 먹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당 지도부는 유력 주자였던 사라 로드리게스 부지사가 자금 문제로 사퇴하자, 데이비드 크롤리 밀워키 카운티 행정관을 다시 경선에 뛰어들게 하며 홍 후보의 대항마를 세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도 확장을 통한 안정적 승리를 추구하는 당 주류와, 대담한 변화를 통해 정치적 무관심층을 투표장으로 이끌어내려는 진보 진영 간의 정면충돌 양상인 것이다.
민주당의 위기감은 공화당의 이례적인 선거 개입으로 더욱 증폭되고 있다.
공화당주지사협회(RGA)와 연계된 한 슈퍼팩(Super PAC·정치자금위원회)은 홍 후보가 본선에서 가장 상대하기 쉬운 약체 후보라고 판단해 그의 경선 승리를 돕기 위해 약 300만 달러(약 43억 원)에 달하는 광고비를 집행할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또한 민주사회주의자들의 정책을 '공산주의'로 규정하며 홍 후보를 민주당 전체를 공격하는 소재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홍 후보 측은 이러한 우려를 '기득권의 불안감'이라고 일축한다. 홍 후보는 "유권자들은 노동자 계층의 생활비를 낮추는 대담하고 상식적인 해결책을 맞이할 준비가 돼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의 선거 캠프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는 캐리 워커(56)는 WSJ에 "우리는 판을 뒤흔들 필요가 있다"며 "나는 아웃사이더를 찾고 있다"고 했다. 기존 정치에 대한 유권자들의 염증이 홍 후보 지지의 원동력임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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