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연설참모, 내부정보로 1.4억 베팅 수익…공직서 퇴출
미공개 연설문 정보로 예측시장서 '트럼프연설 단어 맞히기' 참여
백악관 "수치스러운 일" 개인일탈 규정…무급휴가 조치 후 해고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설 내용을 사전에 이용해 거액의 베팅 수익을 올린 혐의를 받는 백악관 직원이 결국 공직에서 퇴출당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백악관 관계자는 2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텔레프롬프터(연설 원고 자막기) 담당자였던 가브리엘 페레스가 더는 연방정부에서 일하지 않는다고 확인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페레스의 퇴출이 자발적 사임인지 해고인지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했다.
페레스의 퇴출은 그가 내부 정보를 활용한 금융 베팅으로 10만 달러(약 1억4500만 원) 이상의 부당 이익을 챙겼다는 의혹이 보도된 지 약 2주 만에 결정됐다.
페레스는 금융 예측 시장 플랫폼인 '칼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 중 특정 단어나 구절을 언급할지 여부에 돈을 거는 이른바 '멘션 마켓'(mention markets)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대통령의 연설 원고를 최종적으로 확인하고 막판 수정까지 관여할 수 있는 자신의 지위를 악용한 혐의를 받는다.
이번 사건은 칼시 측의 자체 감시 시스템에 의해 처음 포착됐다. 칼시는 페레스의 계정에서 의심스러운 거래 활동을 발견한 즉시 9만 달러가 넘는 수익금을 동결하고, 감독 기관인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해당 사실을 신고했다.
CFTC는 즉각 잠재적 내부자 거래 혐의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으며, 페레스는 혐의를 일부 인정하고 수익 반환 등을 조건으로 규제 당국과 합의를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이 처음 알려진 직후 백악관은 즉각 선 긋기에 나섰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7월 16일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페레스를 무급 휴가 조치했다고 밝히며 "이번 의혹은 매우 불행하고 솔직히 말해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사건을 개인의 일탈로 규정하고 백악관 전체의 윤리 문제로 비화하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페레스는 2016년 트럼프의 첫 대선 캠페인 시절부터 함께 일해 온 오랜 측근으로,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웠던 인물이다.
그는 '대통령 부보좌관 겸 기술 고문'이라는 공식 직함으로 연봉 17만 5000달러(약 2억5000만 원)를 받는 직원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한 유세 현장에서 "게이브(페레스의 애칭)는 아주 훌륭하다"고 공개적으로 칭찬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은 주식 시장이 아닌 예측 시장에서 백악관 내부자의 미공개 정보 이용이 적발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백악관은 이미 지난 3월 이란과의 군사 활동 등 민감한 지정학적 사안을 둘러싸고 예측 시장에서 의심스러운 거래가 급증하자 전 직원에게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사적 이익 추구를 금지하는 내부 지침을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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