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린 우정' 네타냐후-트럼프 전쟁後 첫 대면…확전·자제 설득전
네타냐후, 이란 핵·미사일 위협 부각해 군사작전 확대 설득할 듯
호르무즈 해결 원하는 트럼프, 여러 중동 현안서 네타냐후 압박 가능성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네타냐후 총리가 이번 만남에서 이란 문제와 자국 내 총선을 동시에 고려해 절묘하게 균형을 잡아야 하는 처지라고 분석했다.
네타냐후 총리에게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은 언제나 긴밀한 관계를 과시할 기회였지만, 이번 회담까지 그렇게 될지는 미지수다. 두 지도자 모두 가을 선거를 앞두고 있으며, 이란 문제를 둘러싼 이해관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네타냐후는 이란 전쟁 발발 이후 백악관을 방문한 적이 없으며, 적어도 지난 4월부터 초청을 받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번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은 아쉬운 것 없고 네타냐후 총리 쪽이 더 간절히 바라는 바였던 셈이다. 회담은 미 동부 기준 28일 오전 11시(한국시간 28일 밤 12시)에 시작돼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출국 전 성명을 통해 "이번 임무의 분명한 목표는 이스라엘의 안보와 미래를 보장하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이번 여덟 번째 회담에서 이란 문제가 최우선 의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은 트럼프 재선 이후 7번이나 만났다.
10월 총선을 앞두고 여론조사에서 열세인 네타냐후 총리는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을 국내에 보여줄 필요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압력으로 전쟁에 휘말렸다는 비판을 받으며 11월 중간선거를 치러야 하는 정치적 부담을 안고 있다.
두 지도자는 지난 2월 말 함께 시작한 이란과의 전쟁에서 핵 프로그램 중단과 정권 교체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협상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이스라엘은 오히려 전쟁 재개를 선호하는 입장을 보인다. 이는 미국의 평화협정이 이란 정권을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위협을 실존적 문제로 인식하는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항행을 더 중시하고 있다. 미국은 최근 이란과의 교전에서 단독으로 움직였으며, 이스라엘을 평화 협상 과정에서 배제하기도 했다.
텔아비브 국가안보연구소의 이란 전문가이자 전 이스라엘 군사정보 사령관인 대니 시트리노비츠는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스라엘은 합의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양측의 이해관계가 일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를 방증하듯 양국 관계는 최근 몇 달간 불안정하게 흔들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를 "위대한 전시 지도자"로 칭송하다가도 "그는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것이다"라고 깎아내리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를 하다 네타냐후 총리를 "미쳤다"고 비판했다고 인정했으며, "매우 까다로운 사람"이라고도 불렀다.
네타냐후 총리는 외교적인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 내에서는 지난달 미국과 이란이 체결한 종전 양해각서(MOU)가 자국 안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이스라엘에서는 이란 전쟁은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 민간 원자력 협력 협정을 체결한 사실은 이스라엘 내 불안을 더욱 키웠다. 이스라엘은 해당 협정이 지역 내 핵 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중동의 다른 현안에서도 양측은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미 행정부는 레바논 헤즈볼라에 대한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을 제한하고 있으며, 남부 레바논과 시리아에서의 병력 철수를 압박하고 있다. 가자지구 휴전은 사실상 무너졌고, 요르단강 서안에서는 긴장과 폭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에서는 갈등 관계인 튀르키예를 상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다시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인 F-35 판매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역내 군사력 균형을 위협할 수 있다며 경계감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NYT는 두 정상 간의 물밑 협상이 때때로 불가사의하고 놀라운 양상이었다고 전했다. 그래서 어떤 경우는 두 사람이 대립하는 것인지 아니면 공모하는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전쟁 개시 전과 마찬가지로 재차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 대(對)이란 강경 노선을 추구할 가능성이 있다.
뉴욕포스트는 이날 이스라엘 측 소식통을 인용, "이란이 픽액스 마운틴(곡괭이산)에서 핵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를 근거로 이란이 미국과의 협상에 성실히 임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핵 활동을 포함해 이란의 군사적 움직임에 대한 최신 정보를 제공, 이란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부각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적 옵션 선택을 종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을 재개할 경우, 확전을 경계해 네타냐후와의 협력을 부각하지 않으려 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이란이 이스라엘을 직접 공격하면, 이스라엘은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어 결국 전쟁에 다시 참여할 공산이 크다.
물론 네타냐후 총리에게 이번 회담이 자국 이익을 위한 설득의 기회인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압박을 받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미연방 정부와 의회에서 중동 관련 고위직을 역임했던 엘리사 에워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이 지금까지 거부해 온 레바논, 가자지구, 그리고 중동 지역 다른 곳에서의 미국 정책에 동의할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네타냐후 총리가 백악관을 방문하는 것은 위험 부담이 따른다.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요구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럼에도 "백악관 방문 자체가 네타냐후 총리에게는 큰 성과"라고 덧붙였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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