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 "눈에는 눈? 우린 눈에 머리로…이란에 혹독한 대가"(종합2보)
"이란, 합의할 준비 안 됐지만 생각 바뀔 수도…이란 비핵화가 전쟁 목표"
"사우디는 전략적 동맹국…美·日, 중국에 맞서 협력해야"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23일(현지시간) 합의에 응하지 않는 이란에 대한 공세를 강화할 뜻을 시사했다. 최대한의 압박을 통한 이란과의 협상 재개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민간 원자력 협정을 체결한 사우디아라비아와 일본 등 동맹국과의 관계를 강조하기도 했다.
로이터·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이날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외무장관회의 참석차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 중 기자들과 만나 이란이 '눈에는 눈'이라며 강경 대응을 시사한 것에 대해서는 "눈에는 머리"(a head for an eye)라고 말했다.
이는 이란으로부터 공격을 받을 경우 훨씬 더 혹독하고 압도적인 수위로 응징하겠다는 경고다.
그는 "그들은 자신들이 저지른 일에 대해 매우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이미 큰 대가를 치르고 있다"며 "이란의 산업 기반과 방위산업 시설이 초토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매일 밤 미사일 발사대와 레이더를 잃고 있다"며 "수십억 달러 규모의 피해를 입고 있으며, 경제는 엉망"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란은 강경한 발언을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엄청난 타격을 입고 있으며 제정신을 차릴 때까지 더 큰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이달 이란과의 교전 재개 이후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전략폭격기 B-1 랜서까지 투입하며 12일 연속 이란을 공습하고 있다.
루비오는 이란이 아직 합의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람들은 매일 우리에게 연락해 '합의를 하자'고 애원하고 있다. 다른 나라, 제3국을 통해 계속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며 "문제는 이들이 합의를 하면 이를 깨거나, 합의한 뒤에는 합의 내용을 바꾸려고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들이 지금은 진지하게 합의하려고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그들이 치르고 있는 대가가 매우 크기 때문에 머지않아 마음을 바꿀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루비오는 NHK와의 인터뷰에서도 미국의 공격으로 이란의 협상 태도가 바뀔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현 시점에서 그들의 태도는 합의를 하고 싶어 간청하는 상황"이라며 "끊임없이 합의하고 싶다며 연락해 오면서도 합의할 때마다 생각을 바꾸거나 합의를 위반한다. 이에 대해서는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이란은 아직 합의를 맺지 않으면 파국적인 경제 붕괴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그러나 며칠 뒤면 준비가 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루비오는 미국의 목표가 이란의 정권 교체가 아닌 비핵화라고 주장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전쟁의 목표로 이란의 정권교체를 삼았다는 주장을 부인하며 "그들은 핵무기를 가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핵무기를 절대 보유하지 않는 비핵화된 이란을 추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의 문제이자 우려사항, 그리고 관심사는 이란의 비핵화다. 그들은 절대로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이란이 자국 경제에 무관심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은 급진 성직자들이 통치하는 나라"라며 "그들은 자기 나라를 파괴하고 있다. 이란이 마음만 먹는다면 중동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그들은 그 돈을 헤즈볼라와 하마스, 후티 반군에 제공한다"며 "시아파 민병대에도 주고, 전 세계의 테러 지원 활동에도 쏟아붓고 있다"고 했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봉쇄를 선언한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에 대해서는 "그들이 이란에 속아 넘어갔다"며 긴장을 완화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후티 반군은 홍해에서 자신들의 해상 봉쇄를 위반한 사우디아라비아 유조선 '엔셀라'호와 '라일리아'호를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22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민간 원자력 협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공식 발표가 이뤄지더라도 의회 통보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그 이후에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미국은 항상 동맹국들과의 협력 협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전략적 동맹국"이라고 부르며 "각국이 평화적인 민간 원자력 프로그램을 추진하기로 결정한다면 다른 나라가 아니라 미국과 함께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과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부 장관은 전날 원자력 협력 협정과 별도의 양자 안전조치 협정에 서명했다.
한편 루비오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과 일본의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NHK와의 인터뷰에서 중·일관계 관련 질문에 "내가 우려를 표하는 이유는 중국의 발언이 매우 공격적이며 특히 일본을 겨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라며 "분쟁을 막는 최선의 방법은 억제력이며 억제력을 확보하는 최선의 방법은 미국과 일본이 관계를 지속적으로 구축해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위협은 군사적 측면에 그치지 않고 경제적 측면에도 미치고 있다며 "중국은 핵심 광물과 공급망에 대한 접근 권한을 '무기'로 이용하고 있으며, 이는 아마도 세계 어떤 국가보다도 일본을 향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미국과 일본, 그리고 다른 국가들과의 파트너십이 중요하다"며 공급망 다변화에 관심을 가진 국가들과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 이후 일본과 중국의 관계는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특히 중국이 희토류 등 핵심광물 수출 통제에 나서면서 일본은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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