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미국 내 반감 고조에 700억 이상 투입해 여론 공작"
WSJ 보도…"트럼프 前선대본부장 등 계약해 비판 무마 나서"
"AI 작성 문자메시지 무작위 발송…인플루언서 관리도"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이란 전쟁 이후 미국 내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높아지자, 이스라엘 정부가 5000만 달러(약 740억 원) 이상의 거액을 들여 문자 메시지 발송을 비롯한 '여론 조작'을 시도하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지난 1년간 미국 내에서의 부정 여론 무마 활동을 위해 최소 6개 회사와 계약했다. 또 대부분 마케팅 전문가인 36명이 이스라엘의 외국 대리인으로 등록했다.
이는 가자 전쟁과 이란 전쟁 이후 미국 내에서의 이스라엘 관련 여론이 악화하고 있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3월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성인 약 60%는 이스라엘에 호의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지난해 말 전 세계적으로 자국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2026년 7억 달러(약 1조 원) 이상 규모의 예산을 편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계약자 중에는 2020년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대본부장과 디지털 전략가를 역임한 세일럼미디어의 최고전략책임자(CSO) 브래드 파스케일이 포함돼 있다. 계약 규모는 4500만 달러(약 66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파스케일은 2024년 말 이스라엘을 직접 찾아 정부 당국자들에게 자신이 설립·투자한 회사들이 "허위 정보와 유대인 혐오에 맞서는 활동에 있어서는 폭스뉴스를 제외하고 가장 (영향력이) 클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팀이 전개하는 홍보 활동에는 AI 챗봇에서 이스라엘에 관해 긍정적인 응답이 더 많이 출력되도록 친(親)이스라엘 콘텐츠가 담긴 웹사이트·게시물·링크를 생성하는 것이 포함돼 있다.
또 이스라엘 정부와 계약한 캠페인 기업 '스파크파이어'는 최근 몇 달 사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평화 협상이 세계 안보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냐"는 내용을 담은 문자 메시지 수백 건을 미국인들의 휴대전화로 발송했다.
발신인은 '평화를 위한 친구들'(Friends for Peace) 소속 '엠마' 또는 '세라'라는 인물이지만, 이 단체의 실재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 문자 메시지들은 인공지능(AI) 챗봇이 작성한다.
지난달 이 문자 메시지를 받은 유대계 미국인 베스 서더트는 "제가 '당신은 진짜 사람이 아닌 것 같다'고 말하자, 그것은 자신이 진짜 사람이라고 제가 믿도록 설득하려 했다"고 말했다.
스파크파이어는 지난 5월 기준 문자 메시지 발송 활동의 대가로 이스라엘 정부로부터 650만 달러(약 96억 원)를 받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보수 성향의 인플루언서들과 접촉하며 직접 여론 관리에 나서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진보 성향의 민주당 지지자들을 겨냥한 인플루언서 관리 활동도 전개되고 있다.
팔로워 수가 약 19만 3000명에 달하는 인스타그램 계정 '뉴욕의 유대인 생활'(Jewish life in New York)을 운영하는 요아브 데이비스는 "이스라엘은 중동에서 성 소수자에게 단연코 가장 안전한 곳"이라고 주장하는 게시물을 올리는가 하면, 지난달 예루살렘에서 열린 자긍심 행진에 방문한 모습을 노출하기도 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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