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자 기려 공격"…美·이란 보복 악순환에 전면전 우려 고조
요르단·이라크서 미군 4명 사망…이란, 걸프국 전력·담수화시설까지 공격
미군 공세 확대 가능성…"지상군 투입시 추가 미군 인명피해 불가피"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과 이란이 교전을 재개한 지 10여일 만에 미군 사망자가 4명 발생하는 등 인명 피해가 속출하면서 보복의 악순환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2월 말 대이란 군사 작전이 시작된 이후 19일(현지시간)까지 누적된 미군 사망자는 18명, 부상자는 430명을 넘어섰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익명을 요구한 미국 관리를 인용, 지난주 호르무즈 해협 인근 반다르아바스 주변 교량과 철도에 대한 미국의 공습이 이란의 더 광범위한 보복을 일으켰다고 전했다.
미 중부사령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17일 요르단 내 미군 기지가 이란의 미사일 및 드론 공격을 받아 미군 2명이 사망했다. 이어 19일에는 피격 현장에서 유해 1구가 추가로 발견됐는데 실종 미군일 가능성이 있다.
바로 전날인 18일에는 이라크 북부에서 격추된 이란 자폭 드론의 불발탄을 처리하던 미군 1명이 해체 작전 중 숨졌다.
이란의 공세는 미군 기지를 넘어 중동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쿠웨이트 당국은 19일 자국의 전력 및 담수화 시설이 이틀 연속 이란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고, 요르단 역시 자국을 향해 날아온 이란 탄도미사일 3발을 요격했다고 발표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군이 보호하는 항로를 통과하려던 선박 2척이 사고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해협 통제권을 과시하기도 했다.
미군은 즉각 보복에 나섰다. 중부사령부는 18일 밤 이란의 해안 감시 시설과 방공망, 미사일·드론 저장고 등을 공습했고, 19일에도 9일 연속 공습을 개시했다.
하지만 미군 내부에서는 전쟁 장기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 정부 관계자는 "미 국방부가 더 큰 전쟁을 준비하고 있지만, 방공 미사일과 장거리 탄약 재고가 고갈되고 있어 작전을 안전하게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백악관이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중동 내 미군 기지들의 방어 취약성은 심각한 수준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사망자가 발생한 요르단 기지를 포함한 다수 기지 건물이 컨테이너나 텐트 형태여서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으며, 견고하게 요새화된 쿠웨이트의 캠프 아리프잔 막사마저 지난 3월 이란의 미사일 직격에 반파된 바 있다.
파병 경험이 있는 한 병사는 "우리는 전방위적으로 얻어맞고 있다"며 현장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미군 사망에 따라 공격 강도를 더욱 높일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월드컵 결승전을 관람한 뒤 워싱턴으로 돌아오다 기자들과 만나 "오늘 밤 그들(이란)을 매우 강하게 다시 타격했다"며 "(전사한) 위대한 애국자들을 기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백악관 상황실에서 하르그섬 장악이나 이란 남부 해안 점령 등 일부 지상전을 포함한 대 이란 군사작전 확대 시나리오를 검토했다.
그러나 군사 전문가들은 미군의 장비와 탄약 재고 감소를 포함해 이러한 지상전 확대에 대한 미군의 대비가 미흡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미군 인명피해가 더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국방·안보부서 책임자인 세스 존스는 "해협의 섬이나 해안에 지상군을 투입하는 것은 실수일 것"이라며 "미군은 이란 본토에서 날아오는 원거리 공격에 대비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미군 추가 사망자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미국 내부에서도 전면전 돌입은 극심한 반발 여론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으로선 치명적인 악재다.
이미 강경론은 미국의 고립을 자초하고 경제적 부담만 키운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마크 워너 상원의원(민주·버지니아)은 같은 방송에서 "(정부가) 선택한 전쟁은 군사적으로나 국제적 위상 측면에서나 완전한 재앙"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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