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방송사들, 트럼프 연설 생중계 '보이콧'…트럼프 "면허 박탈" 격노

ABC·NBC·CNN, 황금시간대 연설 생중계 거부…퀴즈쇼·동물 프로 방영
트럼프, 2020년 부정선거론 재차 주장…"언론이 사기극 동참" 맹비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6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이 주요 방송사들의 전례 없는 '생중계 거부' 사태에 직면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도중 해당 방송사들을 향해 "방송 면허를 박탈해야 한다"고 격노했다.

미 동부시간으로 16일 오후 9시(한국시간 17일 오전 10시) 백악관에서 진행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지상파 방송사인 ABC와 NBC, 뉴스 전문 채널 CNN은 정규 TV 채널로 내보내지 않았다.

ABC는 퀴즈쇼를, NBC는 동물 프로그램을 방영했으며 CNN 역시 기존 정규 프로그램을 그대로 송출했다.

주요 방송사 중 친(親)트럼프 성향의 폭스뉴스만이 연설 전체를 생중계했다.

앞서 백악관은 연설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방송사들의 생중계를 압박했지만, 대부분의 언론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외면한 언론을 향해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연설에서 "이들 언론은 사기극의 일부"라며 "수십억 달러 가치의 공공 전파를 공짜로 쓰면서도 정직하게 보도하지 않는다. 이런 사기 행위를 하면 방송 면허 박탈을 해야 한다"고 맹비난했다.

방송사들이 대통령의 황금시간대 연설을 외면한 것은 연설 내용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자신이 패배한 2020년 대선이 조작됐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며, 중국이 미국 유권자 정보 2억2000만 건을 불법 확보했고 정부 내 '딥스테이트'가 이를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미국의 투표 시스템이 해킹에 취약하다며 유권자 신분 확인을 대폭 강화하는 '세이브 아메리카 법안(SAVE America Act)'의 의회 통과를 강력히 촉구했다.

언론계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주장이 공공 전파를 통해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방송사들이 '보이콧'이라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태는 트럼프 행정부와 주류 언론 간의 오랜 불신과 적대감이 폭발한 상징적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향후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방송사 면허 갱신 심사 등을 둘러싸고 언론의 자유를 둘러싼 논란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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