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中 선거개입 의혹 기밀문건 공개…"비시민권자 28만명 등록"
다만 홈페이지 중국 데이터 탈취 관련 파일 비어 있어
통계 부풀리기 의혹…선거보안법 표결 앞두고 여론전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 백악관은 16일(현지시간) 중국이 미국 유권자 2억2000만 명의 정보를 해킹했으며 28만 명에 가까운 비시민권자가 유권자로 등록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문건을 공개했다.
다만 통계가 부풀려졌다는 반론이 제기되면서 발표의 신뢰성을 두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대국민 연설을 통해 "중국이 2020년 대선 이후 미국 유권자 2억2000만 명의 개인정보를 불법적으로 획득했다"며 "이는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선거 데이터 침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정보기관 내 '딥 스테이트'(Deep State)라는 조직이 이 사실을 대통령과 국민에게 숨겨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백악관이 '중국의 미국 유권자 데이터 획득 및 활용'이라는 제목으로 홈페이지에 게시한 핵심 증거 압축파일은 미국 동부 시간 16일 밤을 기준으로 내용물이 없는 빈 파일 상태였다.
함께 공개된 2020년 7월 중앙정보국(CIA)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해커 그룹이 당시 대선 캠프 관계자들을 상대로 정보 수집을 시도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보고서는 "중국이 선거 결과에 개입할 의도는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명시해, 백악관의 '선거 조작' 주장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토안보부(DHS) 조사를 인용해 "연방 선거인 명부에서 약 27만8000명의 비시민권자가 불법 등록된 사실을 확인했다"고도 밝혔다.
그러나 이 수치는 이민자 신원 확인 시스템(SAVE)을 통해 도출된 것으로, 통계가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SAVE 시스템은 본래 정부 복지 혜택 수급 자격 확인용으로, 시민권을 취득한 '귀화 시민'을 비시민권자로 잘못 분류하는 오류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실제로 국토안보부 내부 문건에 따르면, 각 주 정부가 자발적으로 SAVE 시스템을 통해 대조한 6800만 건의 기록 중 확인된 비시민권자 등록 건수는 약 2만8000명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27만8000여 명이라는 수치는 SAVE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는 캘리포니아 등 4개 주의 공개 데이터를 자체 분석한 추정치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백악관은 전자 투표 시스템의 보안 취약성 문제도 제기했으나, 연방 사이버보안·인프라보안국(CISA)은 이를 외부의 공격이 아닌 제도적 한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CISA는 선거 전 보안 패치 업데이트를 금지하는 일부 주법과 연방선거지원위원회(EAC)의 복잡한 인증 절차 탓에 취약점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해결책으로 종이 투표지 사용과 수작업 감사를 권고했다.
이번 발표는 공화당이 최우선 과제로 추진 중인 '세이브 아메리카 법안'의 통과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정치적 행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해당 법안은 투표 등록 시 시민권 증명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이번 의혹 제기가 법안 통과를 위한 여론전의 성격이 짙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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