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이란 초등학교 오폭참사 조사 보고 넉달째 의도적 지연"
내부 고발 "사령부가 조사 막고 정보 통제"…의회는 '진상 규명' 압박
트럼프 "장군들과 얘기해 봐야"…백악관, 과거 불리한 보고서에 '발칵'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가 180여 명의 사망자를 낸 이란 초등학교 오폭 사건에 대한 조사를 의도적으로 지연시키고 핵심 정보를 통제하고 있다는 내부 고발이 나왔다.
CNN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군 지휘부가 사건 조사를 의도적으로 지연시키고 핵심 정보를 통제하고 있다는 내부 고발이 터져 나오면서 조직적 은폐 의혹이 일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건 발생 4개월이 넘도록 핵심적인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군의 투명성과 책임론을 둘러싼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이번 참사는 지난 2월 28일 미군이 이란 남부 미나브 지역의 '샤자레 타인바' 초등학교를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해군기지로 오인해 미사일 공격을 가하면서 발생했다.
당시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표적 정보가 낡았다는 시스템 경고를 '전쟁 초기 신속한 표적 제공'이라는 편의를 위해 묵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격 직후 미군은 전투피해평가(BDA) 1~2단계를 신속히 진행해 미군 책임이라는 사실을 일주일 만에 확인했다.
문제는 그다음부터였다. 통상 대형 오폭 사건 발생 시 국방정보국(DIA) 주도로 위성사진 등 모든 정보를 종합 분석하는 3단계 정밀 검토가 이뤄져야 하지만, 7월 초까지도 이 절차는 지시조차 되지 않았다.
한 소식통은 CNN에 "상세한 분석은 이뤄지지 않았고, 중부사령부는 조사를 봉쇄했으며 그 누구도 들여다보지 못하게 막았다"고 폭로했다.
심지어 외부 독립조사팀이 지난 4월 제출한 조사 보고서 초안마저 중부사령부가 몇 달째 붙들고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런 이례적인 조사 지연과 정보 통제의 배경에는 백악관의 정치적 압박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이란과의 전쟁 성과를 입증하라는 압박을 가하자, 군 지휘부가 불리한 진실이 드러나는 것을 막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 국방부는 약 1년 전, 미 국방정보국(DIA)의 3단계 분석 보고서가 '이란 핵시설을 완파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뒤집는 내용으로 보도되자 발칵 뒤집혔고, 당시 DIA 국장이 경질되는 사태를 겪었다.
한 관계자는 "펜타곤은 지금 위기관리 모드"라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미 의회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 상원의원 20여 명은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과 브래드 쿠퍼 중부사령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공습 4개월이 지나도록 의회와 미국 국민은 조사 결과를 받지 못했다"며 "무슨 일이 있었고, 무엇이 잘못됐는지에 대한 설명을 거부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며 즉각적인 보고서 공개를 촉구했다.
하지만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진상 규명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보고서 공개 여부를 묻는 말에 "장군들과 이야기해 봐야 할 것"이라며 "결론을 내릴 수 있는 보고서가 나올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고만 답했다.
사건 당시 미사일 잔해 위성사진 등 명백한 증거에 대해서도 근거 없이 "AI가 생성한 것일 수 있다"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 미국 정부 관계자는 CNN에 "이런 사안에까지 정보 접근을 제한하는 것은 본 적이 없다"며 "서로 칸막이를 치고 고립시키면 강점을 증폭하고 약점을 보완할 수 없다. 이는 부하들을 믿지 못할 때나 하는 짓"이라고 군 내부의 비정상적인 정보 통제 문화를 강하게 비판했다.
pasta@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