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턴 "트럼프, 호르무즈 봉쇄 예측 못하다니…지도도 못읽어"

인도 일간지 인터뷰…"실권 없는 사람들과 맺은 휴전 이미 붕괴"
"스스로 덫에 갇혀…20% 통행료 소동, 24시간도 못내다본단 뜻"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2025.10.17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1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존 볼턴이 미국과 이란의 휴전이 사실상 붕괴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가 만든 덫에 갇혔다고 지적했다.

볼턴은 15일(현지시간) 공개된 인도 주간지 인디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란과 미국의 종전 양해각서(MOU)가 "사실상 무효화됐으며, 휴전 합의도 함께 무효화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양해각서는 (이란) 국회의장, 외무장관 등 민간 당국자들과 협상한 것이지만, 이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기 위해 미사일, 함정, 박격포, 드론을 보유한 혁명수비대(IRGC)를 통제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란의 현 지도부에 대해서는 "실상 제대로 기능하는 정부가 없다"며 "우리는 실권을 쥐고 있지 않은 사람들과 협상해 온 셈"이라고 꼬집었다.

볼턴은 오는 11월 중간선거 등 국내 정치적 계산에 MOU가 좌우됐다며, MOU가 실패한 이상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가 자초한 덫에 걸려 있다"고 진단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두고 볼턴은 무슨 이유에선지 트럼프 행정부가 이 해협의 군사적 중요성을 과소평가해 이란이 이를 강력한 협상 카드로 쓰게 됐다으며, 이는 "큰 실수였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언젠가 답해야 할 한 가지 질문은, 어떻게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느냐는 것"이라며 "지도를 읽을 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호르무즈 해협이 병목 지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에서 "많은 실수를 저질렀다"며 미국 국민들을 준비시키거나 동맹국과 상의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실수 중에서도 가장 큰 것이 분명한 목표의 부재였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목표가 정권 교체였다면 트럼프는 필요한 준비를 전혀 하지 않았다"며 군사 행동 뿐만 아니라 이란 반정부 세력과의 협력, 대안적 정치 구조 구축 등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해상 봉쇄를 재개한 것에 대해서는 필요한 일이라면서도 "이를 위해서는 군사력 사용이 필요할 것이며, 따라서 상황이 더 나빠질 위험을 수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 위험을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혁명수비대에 넘겨주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안전 비용을 명목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화물가액의 20%를 징수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하루 만에 뒤집은 것에 대해서는 "트럼프가 24시간 이상 내다보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시"라고 비꼬았다.

향후 이란 전쟁 전망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벌어지는 일을 감당하지 못한다"며 "이로 인해 그는 더욱 좌절하고 더 예측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볼턴은 "궁극적으로 테헤란 정권이 여전히 권력을 잡고 있는 한 중동에서 평화와 안보는 불가능할 것"이라며 이란 정권 교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경 매파 성향인 볼턴은 1기 트럼프 행정부 시기인 지난 2018년 4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외교·안보 정책을 놓고 이견을 보이다 해임됐고 대표적인 반트럼프 인사로 변신했다.

2기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그는 기밀문서 불법 보유 혐의로 기소됐고 검찰과의 유죄 인정 협상 끝에 혐의를 인정하기로 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