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름 도배되는 미국…금화부터 공항까지 '개인 우상화'
현직 대통령 초상 금화·지폐 서명에 공항 개명까지…전례없는 행보
"위대한 업적 기리는 것" vs "국가 자산의 사유화"…미국 내 찬반 격론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 전역의 주요 국가 기반 시설과 공공 서비스, 금융 제도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과 얼굴이 속속 새겨지고 있다.
단순한 기념사업 수준을 넘어 공항 명칭 변경부터 국가 화폐, 군 장비에 이르기까지 국가 전반에 걸친 '트럼프 브랜드화'가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1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최근 건국 250주년을 기념하는 새로운 1달러 금색 주화를 공개했다.
해당 주화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초상이 담겼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특징으로 하는 이 주화는 미국적 가치의 힘을 기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생존 인물의 초상을 국가 화폐에 담을 수 없다"는 1866년 제정된 연방 법률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화폐에 대한 개인 브랜드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재무부는 100달러 지폐를 비롯한 모든 미 연방 지폐에 재무장관 서명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친필 서명을 인쇄하기 시작했다.
현직 대통령의 서명이 지폐에 들어가는 것은 미국 역사상 최초의 일로, 기존에 재무장관과 함께 서명하던 재무부 출납국장의 서명을 대체하는 파격적인 조치다.
공항 이름도 바뀌었다. 플로리다주에 위치한 팜비치 국제공항(PBI)은 지난 9일을 기해 '도널드 J. 트럼프 국제공항(DJT)'으로 공식 명칭이 변경됐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공화당)가 관련 법안에 서명한 데 따른 조치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3자리 코드 역시 8월 18일부터 'DJT'로 교체된다.
행정부 차원의 공공 제도에도 트럼프의 색채가 짙게 묻어난다. 국무부는 트럼프의 얼굴과 금색 서명이 들어간 한정판 여권을 발급하기 시작했으며, 100만 달러(약 15억 원)를 기부하는 외국인에게 신속하게 영주권을 부여하는 '트럼프 골드 카드' 제도를 도입했다.
또 임기 중 태어난 신생아에게 정부가 1000달러(약 150만 원)를 지원하는 비과세 저축 계좌는 '트럼프 계좌'로 명명됐고, 특정 의약품을 할인해 주는 정부 웹사이트 '트럼프Rx'도 개설됐다.
군사 및 여가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군의 차세대 군함들을 '트럼프급(Trump-class)'으로 명명하고, 보잉사의 신형 전투기 명칭을 자신이 47대 대통령임을 따와 'F-47'로 지정했다.
국립공원 연간 이용권에는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과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이 나란히 인쇄되어 발행되자, 일부 이용자들이 스티커로 트럼프의 얼굴을 가리는 등 반발이 일기도 했다.
야후뉴스는 이 같은 행보를 두고 미국 내에서는 거센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역사적인 업적을 기리고 건국 250주년을 맞아 애국심을 고취하는 당연한 조치라고 옹호한다.
반면 반대론자들은 공공 재원과 국가 자산이 특정 개인의 우상화와 브랜드 마케팅 도구로 전락했다고 비판한다.
실제로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을 기리기 위해 설립된 '케네디 센터' 명칭에 트럼프의 이름을 추가하려던 시도는 연방 법원의 위법 판결에 부딪혀 건물 외벽에서 트럼프 이름이 철거됐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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