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흘째 이란 공습에 전면전 위기…유조선 피격·1명 사망(종합)

미군, 대이란 해상봉쇄 재개…트럼프 "안전비용 20% 부과"
이란 미군시설 보복 공격…트럼프 "합의 여전히 가능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6.07.08. ⓒ AFP=뉴스1

(서울·워싱턴=뉴스1) 김경민 김지완 기자 류정민 특파원 = 미국이 13일(현지시간) 이란에 대한 사흘 연속 야간 공습을 감행했다. 이란도 미국에 보복 공격을 하며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음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의 협상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보수 성향 라디오 진행자 휴 휴잇(Hugh Hewitt)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오늘 밤과 내일 그들(이란)을 강하게 타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미국이 이란의 '픽액스 마운틴'(Pickaxe Mountain·곡괭이 산)에 대해 "가까운 시일 내에 한 번 타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픽액스 마운틴은 심각한 피해를 본 이란의 나탄즈 우라늄 농축시설 인근에 위치한, 강력한 요새화가 이뤄진 시설이다. 서방 정보기관은 이곳에 이란이 미신고 농축 시설을 건설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면서 "이란에 준비하라고 해라. 우리가 가고 있다고 알려줘라"며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후 중동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날 엑스(X)를 통해 "오늘 오후 4시 45분(미국 동부 시간·한국시간 14일 오전 5시 45분) 최고사령관(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란을 상대로 3일 연속 야간 공습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공습을 통해 이란군에 계속해서 막대한 타격을 가하고, 호르무즈 해협에서 무고한 민간인과 상선을 공격할 수 있는 이란군의 능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대로라면 미군은 14일에도 나흘째 이란 공습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의회에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 재개를 공식 통보했다고 백악관이 AFP에 확인했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의회의 승인 없이 60일 동안 추가 작전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이란 반관영 메흐르통신은 이날 오전 반다르아바스 시내에서 여러 차례 폭발음이 들렸으며 폭발음이 시내 서쪽 지역에 집중됐다고 보도했다.

폭발음의 원인에 대해선 "아직 명확하지 않다"면서도 "일부 언론은 케슘섬과 키시섬에서도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서는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를 재개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화물에는 화물가액의 20%를 '안전 비용' 명목으로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미군이 주도하는 다국적 해상 감시기구인 '합동해양정보센터'(JMIC)는 모든 이란 항구와 연안 지역에 대한 해상 봉쇄가 그리니치 평균시(GMT) 기준 14일 오후 8시(한국시간 15일 오전 5시)에 시작된다고 공지했다.

이란은 미국의 공격에 반격했다.

이란 국영 IRIB 방송은 이란 육군 공보실을 인용해 이란군이 쿠웨이트에 주둔한 미군 기지의 통신 시스템, 연료 탱크, 패트리엇 방어 체계, 감시탑 및 탄약고를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해군은 보복 차원에서 적대적인 미국 선박을 향해 순항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IRIB는 전했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도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국의 MQ1 드론 한 대를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무력 충돌이 격화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의 상선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아랍에미리트(UAE) 유조선 2척이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1명이 숨졌다고 14일(현지시간) UAE 측이 밝혔다.

UAE 국방부는 인도 국적 선원 1명이 숨졌고, 인도 국적 6명과 우크라이나 국적 2명의 선원이 다쳤다고 밝혔다.

중동 지역 미군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 로고와 호르무즈 해협 지도 일러스트. 2026.04.15 ⓒ 로이터=뉴스1

지난 7일 이후 이날까지 다섯 차례 대규모 공격을 가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협상을 통한 합의 가능성은 여전히 열어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 행사에서 이란이 계속 약속을 어겼으니 협상을 통한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냐는 질문에 "그런 적이 없다"고 답했다.

그는 이란과의 합의가 여전히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질문에 "합의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협상의 기반이 됐던 종전 MOU가 "위기에 처했다"며 미국이 합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이란도 합의를 무시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카타르·파키스탄·오만과 협상을 계속하겠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안전 비용' 명목으로 화물가액의 20% 부과를 예고하자 "전적으로 옳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상선들의 안전하고 확실한 통행을 보장해 주는 누구든, 그 대가로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조롱조로 반응했다.

이어 "이란은 항상 이 해협의 수호자(Guardian)였으며, 앞으로도 영원히 그럴 것"이라면서도 "20%는 물론 너무 많다. 우리는 공정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호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안전 비용' 부과 계획을 발표하면서 쓴 표현이다.

런던 소재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바데르 알 사이프 연구원은 "양측 모두 자신이 원하는 조건으로 협상 교착 상태를 끝내길 원하지만, 그렇게 하기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따라서 공격이 다시 시작되고 규모도 커지고 있는 것"이라고 평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