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돈줄은 빅테크, 버는 건 반도체…BofA "세대적 현금흐름 대이동"

M7 투자 확대에 FCF 감소…엔비디아·마이크론은 급증
"AI 수익화 예상보다 늦어질 수도…중국 AI 추격도 변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관련 시각물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인공지능(AI) 투자 붐으로 미국 빅테크가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는 반면 실제 현금은 반도체 업체들이 먼저 벌어들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AI 시대를 "세대적 자유현금흐름의 이전(generational transfer in free cash flow)"이라고 평가했다.

자유현금흐름은 기업이 영업활동과 설비투자를 마친 뒤 실제로 손에 쥐는 현금을 의미한다.

BofA 분석에 따르면 아마존과 알파벳(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 등 이른바 하이퍼스케일러는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전력 인프라 구축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면서 자유현금흐름이 감소하고 있다.

반면 엔비디아와 마이크론, 브로드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등 반도체 기업들은 AI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칩과 장비를 공급하면서 자유현금흐름이 빠르게 늘고 있다.

BofA는 올해 들어 '매그니피센트7' 가운데 주요 AI 투자 기업들의 자본지출(CapEx)이 2340억달러에 달했지만 주가는 올해 들어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AI 투자 자체가 잘못됐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투자 성과가 시장 기대보다 늦게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야후파이낸스는 전했다.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토르스텐 슬록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시장 컨센서스가 예상하는 것보다 AI 투자의 수익화가 더 오래 걸린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특히 두 가지 위험 요인을 지목했다. 우선 AI 서비스 이용 단위인 토큰(token) 가격이 계속 하락하면서 AI 사용량은 늘어도 단위당 수익은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중국 AI 모델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미국 빅테크의 수익성에도 부담을 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슬록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상위 20개 AI 모델 가운데 중국 모델이 처리한 토큰 규모는 5월 46조 개에서 6월 98조 개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미국 모델은 37조 개에서 53조 개로 증가하는 데 그쳐 중국 모델과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다만 AI 사용이 계속 확대되고 기업들이 향후 이를 안정적인 수익으로 연결할 경우 현재의 현금 유출은 차세대 플랫폼 구축을 위한 선행 투자에 불과하다는 낙관론도 여전히 유효하다.

슬록은 그러나 "중국 AI 모델이 계속 점유율을 높이고 토큰 가격 하락이 이어진다면 시장이 기대하는 하이퍼스케일러의 현금흐름은 지나치게 낙관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