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하락에도 트럼프 끌어안는 공화당…'중간선거 승부수' 통할까
지지층 결집 노리고 경합 지역 의원들도 트럼프 유세 동참
"반트럼프 표심 자극할 위험"…중도층 이탈 우려도
- 최종일 선임기자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부진한 상황에서도 공화당의 경합 지역 하원의원들이 트럼프와 거리를 두기는커녕 적극적으로 손을 잡는 선거 전략을 택하고 있다고 미국 의회 전문지 더힐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상적으로 대통령의 인기가 떨어질 경우 접전 지역에 출마한 여당 의원들은 중도층 표심을 의식해 대통령과 선을 긋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2026년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은 트럼프를 활용해 핵심 지지층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선택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의 최근 여론조사 평균 지지율은 약 40% 수준으로, 비호감 여론이 우세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공화당 전략가들은 트럼프가 공화당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가장 강력한 동력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공화당은 현재 하원에서 근소한 과반을 유지하고 있어 중간선거에서 몇 석만 잃어도 다수당 지위를 내줄 수 있다. 이에 따라 기존의 '트럼프와 거리 두기' 전략 대신 '트럼프 활용' 전략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이다.
펜실베이니아주 접전 지역구의 라이언 매켄지 하원의원은 "우리는 가능한 한 많은 유권자가 투표장에 나오길 원한다"며 "2024년 대선에서 모든 사람이 투표했을 때 우리가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하원 의석을 뒤집었고, 데이브 매코믹은 상원 의석을 가져왔으며, 트럼프는 승리했다"며 "중간선거에서도 트럼프가 공화당 투표 참여를 이끄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역시 자신의 영향력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 6월 매켄지 의원 지역구에서 열린 유세에서 트럼프는 다른 공화당 의원들이 아닌 매켄지를 위해 행사에 참석했다고 강조하며 그를 무대로 불러 올렸다.
아이오와주에서 열린 올해 초 공화당 중간선거 캠페인 출정 행사에도 경합 지역을 대표하는 공화당 의원들이 함께했다. 애리조나주의 후안 시스코마니 의원은 트럼프에 대해 "미국 우선주의를 이끄는 강력한 지도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공화당 하원 선거 조직인 전국공화당의회위원회(NRCC)도 전략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민주당 지역구 탈환 후보를 발굴하는 프로그램 명칭을 기존 '영건스(Young Guns)'에서 '마가 다수당(MAGA Majority)'으로 바꿨다.
NRCC 측은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열정과 투표 참여를 이끄는 가장 큰 요인"이라며 "후보들은 경쟁 지역 어디에서든 대통령과 함께 선거운동을 하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전략은 상당한 위험을 안고 있다. 과거 공화당은 접전 지역 의원들이 트럼프와 일정 거리를 유지하는 방식을 선호했다.
트럼프가 선거에 직접 출마하지 않는 중간선거에서는 그의 강성 지지층 투표율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고, 대선 때 트럼프를 지지했던 저참여 유권자들이 중간선거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측은 공화당 의원들이 트럼프와 밀착하는 것이 오히려 반대 진영의 투표 의지를 자극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민주당 하원 선거위원회(DCCC)의 비엣 셸턴 대변인은 "미국인들은 공화당 의원들이 노동자 가정의 이익보다 트럼프에 대한 충성을 선택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며 "경합 지역 의원들이 트럼프와 함께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유권자들에게 공화당이 자신들을 위해 일하지 않는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공화당 지도부가 트럼프와의 동행을 택한 배경에는 당내에서 여전히 절대적인 그의 영향력이 자리 잡고 있다.
트럼프는 1기 행정부 때인 2018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대패한 이후에도 자신과 함께 선거운동을 한 경합 지역 의원들은 살아남았다고 주장하며, 자신과 거리를 둔 후보들이 패배했다고 강조해 왔다.
또 공화당 전략가들은 올해 선거 지형이 과거와 다르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이 하원을 탈환하려면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가 강세를 보인 공화당 지역구를 빼앗아야 한다는 것이다.
공화당 선거 전략 메모는 민주당이 탈환해야 할 지역들이 2018년 '블루 웨이브(민주당 압승)' 당시보다 훨씬 공화당 성향이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트럼프의 당내 장악력도 강화됐다. 트럼프의 뜻에 반대한 공화당 정치인들이 경선에서 탈락하거나 지지를 잃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많은 공화당 의원이 공개적으로 트럼프와 대립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다만 모든 공화당 의원이 트럼프와 전면적으로 밀착하는 것은 아니다.
펜실베이니아주의 브라이언 피츠패트릭 하원의원은 트럼프와 독립적인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경합 지역에서 승리한 사례로 꼽힌다.
피츠패트릭 의원은 "각 의원은 자신이 대표하는 지역사회와 유권자와의 관계가 있다”며 “선거에서 중요한 것은 각자의 기록과 투표 이력"이라고 강조했다.
뉴욕주의 마이크 롤러 의원 역시 트럼프 유세를 받아들이면서도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다. 그는 “트럼프는 미국 대통령이고, 내 지역구에는 그를 지지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며 “대통령과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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