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디스카운트' 벗나…하이닉스 나스닥行에 美 "재평가 가능"

CNBC 분석…HBM 1위에도 美마이크론 대비 저평가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SK하이닉스(000660)가 미국 나스닥 상장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족쇄를 끊어낼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고 미국 CNBC 방송이 9일(현지시간) 전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란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기준에 못미치는 복잡한 기업 지배구조나 지정학적 리스크 등의 이유로 해외 경쟁사에 비해 기업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반도체 핵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60%에 가까운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는 1위 기업이지만 주가 평가는 경쟁사인 미국 마이크론에 비해 인색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6.6배에 불과해 마이크론(11.2배), TSMC(23.1배) 등과 큰 차이를 보였다. 기술력은 나무랄 데 없지만 미국 투자자들을 상대로 접근성과 친숙도가 낮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나스닥 상장은 이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하는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CNBC는 내다봤다.

이제 미국 투자자들은 한국 증권 계좌를 열거나 원화로 환전할 필요 없이, 자신들의 증권 앱에서 애플이나 엔비디아 주식을 사듯 SK하이닉스 주식을 달러로 직접 사고팔 수 있게 됐다.

마이크론과 같은 화면에서 직접 비교가 가능해지면서 저평가된 SK하이닉스의 매력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나아가 나스닥100이나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 같은 미국 대표 지수에 편입될 가능성도 열렸다.

지수에 편입되면 이 지수를 추종하는 수많은 상장지수펀드(ETF) 등 패시브 펀드 자금이 기계적으로 유입돼 주가를 꾸준히 밀어 올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앞서 뉴욕 증시에 상장한 대만 TSMC의 ADR이 자국 증시 주가보다 꾸준히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미국 프리미엄을 누려온 것도 SK하이닉스에게는 희망적인 선례다.

그렇다고 앞으로의 길이 장밋빛인 것만은 아니다. SK하이닉스의 독주를 지켜본 삼성전자(005930)와 마이크론이 HBM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추격의 고삐를 죄고 있다. 이 때문에 SK하이닉스의 시장 점유율은 점차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제 단순한 점유율 숫자보다 2030년까지 폭발적으로 늘어날 AI 수요를 맞추기 위해 누가 더 빨리, 더 많이 생산 능력을 확보하느냐의 속도전이 시장의 판도를 가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롤프 벌크 퓨투럼그룹 반도체부문 분석가는 CNBC에 "진정한 문제는 점유율보다는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생산 능력을 누가 확보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현재까지 발표된 (SK하이닉스의) 생산시설 확장 계획도 2020년대 말까지 예상되는 수요를 충족시키기엔 여전히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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