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선물' 美에어포스원 보안 위험…"미사일방어체계 빠져"
트럼프, 앙카라 이륙시 경호당국 경고에 기존 전용기 이용
-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지난해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카타르가 선물한 새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이 핵심 방어 체계가 빠진 채 운항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은 카타르가 선물한 새 에어포스원에 처음으로 탑승했다. 보잉 747-8 기종의 이 항공기는 기체 가격만 4억 달러(약 6000억 원)에 달하며, 차세대 대통령 전용기 2대가 미 공군에 인도되기 전까지 임시 전용기로 쓰일 예정이다.
그러나 미 공군은 항공기 인도를 앞당기기 위해 전용기에 필요한 일부 개조 작업을 생략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군은 지난달 성명에서 "어떠한 위험도 감수하지 않는다"면서도 "사용 빈도가 낮은 일부 임무들에 대한 절충안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통상 에어포스원에는 열추적 미사일을 요격하는 특수 방어 시스템이 설치된다. 이 시스템은 미사일의 유도 시스템을 방해하거나, 적의 레이더 주파수를 교란하는 방식으로 항공기를 보호한다.
이러한 방어 시스템은 통상 항공기의 날개 아래와 꼬리 부분에서 맨눈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카타르가 선물한 새 에어포스원에서는 관찰되지 않는다고 NYT는 전했다.
일반 보잉 747기를 에어포스원으로 개조하기 위해서는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직 미군 관계자들은 프로젝트 진행 속도로 볼 때 모든 보안 개조 작업을 완료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NYT에 설명했다.
새 전용기의 기능 미비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가할 때 문제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앙카라로 향하는 길에 새 에어포스원을 이용하면서 튀르키예와 국경을 맞댄 이란이 암살을 시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진 전임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장례식 국면에서 대(對)미 강경파의 목소리가 강해지고 있다. 이에 미 비밀경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귀국하는 길에는 새 에어포스원을 이용하지 말라고 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도 보안 위험을 인식한 듯, 나토 정상회의를 마친 뒤 "나는 이란의 암살 리스트 1순위"라며 "내 할 일을 하고 있으니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에어포스원을 타고 영국에 도착한 뒤 밀든홀 공군기지에서 다시 새 에어포스원으로 갈아타고 미국으로 향했다.
프랭크 켄달 전 미 공군부 장관은 "시간 관계상 전용기에 필요한 모든 개조 작업을 진행할 수 없었기 때문에 보안, 통신, 지원 기능 일부가 누락됐다"며 "이란 상황을 고려할 때 우려 사항이 될 수 있다"고 NYT에 전했다.
스티븐 청 백악관 공보국장은 성명을 통해 "새 전용기는 대통령과 참모진의 안전을 보장하는 최고 수준의 보안 프로토콜을 갖춘 최첨단 항공기"라며 "미국에는 그를 겨냥하는 적들이 많으며, 그러한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모든 도구를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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