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연은 "관세발 가격인상 진행형"…기업 절반 "반영 안끝나"

서비스업 47%·제조업 44% "추가 인상 계획"…6개월 후까지 인상도
"관세비용 90% 美기업·소비자 부담…"인플레 압력 예상보다 오래 지속"

뉴욕 연은 블로그 캡처 화면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기업들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담을 소비자 가격에 아직 모두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를 직접 부담한 기업의 절반 가까이가 추가 가격 인상을 계획하고 있어 관세발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오래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관세 비용 90% 미국 기업·소비자가 부담"

8일(현지시간)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추가 관세 전가는 아직 진행 중(More Tariff Pass-Through Is in the Pipeline)'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년간 관세를 직접 부담한 기업 가운데 서비스업의 47%, 제조업의 44%가 앞으로도 관세 비용을 반영하기 위한 추가 가격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뉴욕 연은은 "최신 지역 기업 설문조사 결과 관세를 부담한 기업의 거의 절반이 추가 가격 인상을 계획하고 있으며 일부는 6개월 이상 지난 뒤에도 가격을 올릴 예정"이라며 "관세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은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뉴욕 연은은 관세가 수입품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미국 내 기업의 생산비를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에 따르면 관세 부담의 약 90%는 해외 생산업체가 아니라 미국 기업과 소비자가 떠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응한 기업 가운데 서비스업의 3분의 2, 제조업의 거의 대부분은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나 부품을 수입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서비스업의 40%, 제조업의 70%는 지난 1년 동안 관세를 직접 납부했다고 답했다. 관세를 직접 내지 않은 기업들도 공급업체가 가격을 올리면서 수입 원자재 비용 상승의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미국 기업 절반은 아직 가격 인상 진행 중

관세를 부담한 기업 가운데 이미 가격 인상을 모두 마쳤다고 답한 곳은 서비스업 약 30%, 제조업 약 20%였다. 관세 비용을 흡수하기로 하고 추가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답한 기업은 서비스업 20%, 제조업 30%였다.

반면 서비스업의 47%, 제조업의 44%는 앞으로도 가격을 더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서비스업의 약 30%, 제조업의 약 40%는 향후 6개월 안에 가격을 추가 인상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서비스업의 16%, 제조업의 7%는 6개월이 지난 이후에도 관세를 이유로 가격을 올릴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뉴욕 연은은 "관세가 처음 도입된 지 1년이 넘었지만 많은 기업이 여전히 가격 조정을 진행하고 있다"며 "관세에 따른 가격 전가는 한 번에 이뤄지기보다 1년 이상에 걸쳐 점진적으로 진행된다는 최근 연구 결과와도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고객 충격 피하려 조금씩 올린다"

기업들은 가격 인상을 늦추는 이유로 크게 두 가지를 꼽았다. 우선 일부 기업은 장기 계약으로 판매가격이 고정돼 있어 계약이 만료될 때까지 가격을 올릴 수 없다고 답했다.

또 다른 기업들은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격을 한꺼번에 올리지 않고 조금씩 인상하는 점진적 가격인상(트리클 업:trickle-up)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 연은은 "기업들은 고객에게 급격한 가격 충격을 주지 않으면서도 원가가 계속 오르면 추가 인상에 나설 수 있도록 점진적인 가격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향후 관세율 변경과 면제 조치, 상대국의 보복관세 등 무역정책의 불확실성도 기업들이 가격을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배경으로 꼽았다.

뉴욕 연은은 경제학자들이 일반적으로 관세에 따른 물가 상승을 '일회성 가격 수준 조정'으로 보지만, 실제 기업들은 가격 인상을 장기간에 걸쳐 나눠 시행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관세 정책이 계속 변화하는 환경에서는 기업들이 가격 인상을 장기간에 걸쳐 분산시키고 있다"며 "관세발 인플레이션 압력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