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국 비난 퍼붓던 트럼프, 막상 회의하니 "사랑과 단합 가득"

나토 정상회의 끝난 후 "훌륭한 회의였다"며 칭찬
유럽 정상들 "분위기 나쁘지 않아…대서양 동맹 견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8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 베스테페 대통령궁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중의 한 회담에서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대통령(왼쪽)과 만나는 모습. 2026.07.08.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동맹국에 대해 보기 드문 변덕을 보여주었다. 불과 몇 시간 전 이란 전쟁 지원 문제를 놓고 동맹국들을 강하게 비난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폐막 직후에는 동맹국들을 향해 애정이 듬뿍 담긴 표현을 사용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훌륭한 회의였다. 회의실 안에는 사랑과 단합이 가득했다”고 말했다. 회의에 참석한 한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는 비공개회의에서 “우리는 여러분과 함께 남고 싶다”고 말하며 미국의 나토 잔류 의지를 강조했다.

이에 따라 최종 공동선언문에서도 나토 정상들은 조약 제5조에 명시된 ‘집단방위’ 원칙을 재확인하며 “한 나라에 대한 공격은 모든 나라에 대한 공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하루의 시작은 험악했다. 트럼프는 회의 직전 나토 동맹국들이 자신의 이란 작전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스페인과의 무역 단절을 위협하고, 덴마크령 그린란드 영토에 대한 집착을 다시 드러냈다. 그는 “나토가 그린란드 문제에서 보여준 태도와, 세계 최대 테러 지원국인 이란 문제에서 우리를 돕지 않으려는 점 때문에 매우 화가 났다”고 직설적으로 말했다.

하지만 비공개회의에 들어서자, 그의 어조는 확연히 달라졌다. 한 참석자는 “트럼프가 공개석상에서 하는 말과 실제 회의에서 하는 말은 큰 차이가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이란을 향해 “쓰레기 같은 존재”라며 거친 표현을 쏟아냈던 공개 발언과 달리, 회의에서는 훨씬 완화된 어조를 사용했다. 스페인이나 그린란드 문제도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다.

크리스텐 미할 에스토니아 총리는 AFP에 “트럼프가 유럽이 더 많은 국방 투자를 해야 한다는 건설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며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고 말했다. 케스투티스 부드리스 리투아니아 외무장관 역시 “트럼프의 돌발 발언을 나토 약화 신호로 볼 필요는 없다. 대서양 동맹은 여전히 견고하다”고 강조했다.

정상회의는 77년 역사를 가진 나토가 중대한 갈림길에 선 가운데 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원국들이 국방비 증액 약속을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고, 동맹국들은 새로운 수십억 달러 규모의 무기 계약을 발표하며 자신들의 방위비 증액 의지를 보여주려고 애썼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가족도 때로는 진지한 대화를 하고 때로는 다투기도 하지만 결국 더 강해진다”며 이번 정상회의가 동맹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