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탈락' 캐나다 잠수함…외신 "脫미국에 유럽과 안보협력 선택"

차세대 잠수함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獨·노르웨이 컨소시엄 선정
'북극권 영향력 강화' 최대 12척 도입…나토와 상호 운용성도 염두

캐나다 해군 호위함 'HMCS 프레더릭턴'이 지난 2015년 5월 4일 대서양에서 실시된 '다이내믹 몽구스' 훈련 도중 독일 해군의 212A급 잠수함 U-33과 함께 기동하고 있다. U-33은 독일 방산업체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가 건조했다. <자료사진> 2026.07.06.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캐나다가 차세대 잠수함 사업에서 독일·노르웨이 컨소시엄을 선택한 것은 단순한 무기 도입을 넘어 안보 전략의 축을 조정하기 위한 행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에 집중돼 있던 군사·경제 의존도를 낮추고, 유럽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들과 방산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마크 카니 정부의 구상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카니 총리는 이날 차세대 잠수함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가 주도하고 독일·노르웨이 정부가 참여한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캐나다 해군이 노후한 '빅토리아'급 잠수함을 대체하기 위해 최대 12척의 디젤-전기 추진 잠수함을 도입하는 대형 국방 조달 사업이다. 카니 총리는 "캐나다 역사상 가장 큰 국방 조달 사업"이 될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사업비용은 최종 협상 뒤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캐나다의 이번 결정을 대미 군사·경제 의존을 줄이려는 카니 총리의 구상에서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NYT에 따르면 카니 총리는 "캐나다의 국방 조달 예산 중 약 70%가 미국 기업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지적하며 방산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해 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스스로도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만들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는가 하면, 캐나다와 인접한 덴마크령 그린란드 확보까지 거론해 캐나다의 안보 불안을 키운 측면이 있다.

NYT 등 외신들은 카니 총리가 7~8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 참석 직전 이번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회원국들의 방위비 부담 증액을 거듭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캐나다가 미국이 아닌 유럽의 나토 회원국들과 대형 방산 협력을 결정했단 점에서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6일(현지시간) 캐나다 노바스코샤주 핼리팩스 소재 해군 조선소에서 해군 차세대 잠수함 건조 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이동 중이다. 2026.07.06. ⓒ 로이터=뉴스1

미국에선 현재 군용 잠수함을 원자력 추진 방식으로만 건조하기 때문에 캐나다의 이번 잠수함 사업 수주 경쟁엔 참여하지 않았다. 앞서 호주는 미국·영국이 공동개발 중인 핵추진잠수함을 구매하기로 했지만, 캐나다는 비용과 운용상 문제 등을 이유로 디젤-전기 추진 잠수함을 차세대 참수함으로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NYT는 "캐나다의 이번 결정은 국방예산 증액과 미국·중국·러시아 간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북극권에 대한 영향력 강화라는 카니 총리의 2가지 주요 정책 목표에도 부합한다"고 전했다.

TKMS 주도 독일·노르웨이 컨소시엄이 캐나다에 제안한 '212CD'급 잠수함은 아직 실전 배치된 기종이 아니다. 그러나 TKMS 측은 북극 전개 능력과 나토와의 상호운용성을 이 잠수함의 강점으로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TKMS는 튀르키예, 싱가포르, 이스라엘 등에 잠수함을 공급한 경험이 있다.

또 독일과 노르웨이는 자국 해군에 배정된 잠수함 물량 중 일부를 캐나다로 돌려 인도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캐나다는 올해 나토의 기존 방위비 목표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2%를 달성했고, 2035년까지 새 목표인 5%에도 맞추겠다고 밝힌 상태다.

나아가 카니 정부는 이번 잠수함 도입 사업을 자국 내 일자리 창출과 산업 투자 확대, 핵심 광물·배터리 공급망 협력으로까지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필립 라가세 칼턴대 교수는 "독일·노르웨이와의 나토 동맹 관계가 공식 선정 기준은 아니겠지만,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