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CEO "고객들 칩값 너무 깎아 지금 이 사태"…애플 저격
"메모리값 급락에 충분한 신규 생산설비 투자 여력 없었다"
AI 수요 폭증에 공급난 장기화…"2027년 이후에도 공급 부족"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의 산제이 메흐로트라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인공지능(AI) 메모리 공급 부족 사태의 원인으로 과거 애플 등 고객사들의 과도한 가격 인하 압박을 지목했다.
메흐로트라 CEO는 30일(현지시간) CNBC방송 간판 프로그램 '매드 머니(Mad Money)'에 출연해 "최근 몇 년간 일부 고객들이 메모리 가격을 지나치게 낮추도록 압박했다"며 "그 결과 업계가 AI 시대를 대비한 충분한 투자를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2023년 메모리 가격은 이전의 3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다"며 "기업들이 돈을 벌지 못하는 상황에서 신규 생산설비에 투자할 여력이 없었다. 이로 인해 업계의 투자 능력이 크게 약화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마이크론의 2023회계연도(2023년 8월 종료) 매출총이익률은 마이너스(-) 7.3%까지 떨어졌다. 설비투자(CAPEX)도 2022회계연도 121억달러에서 2023회계연도 77억달러로 약 36% 감소했다.
메흐로트라 CEO는 마이크론이 침체기에도 투자를 완전히 중단하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물론 규모는 전년보다 크게 줄였지만 투자는 계속했다"며 "그 덕분에 지금의 AI 수요 증가 국면에서 혜택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메모리 수요가 폭증하면서 공급 부족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메흐로트라 CEO는 내다봤다. 그는 "새로운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데는 수년이 걸리고 차세대 메모리는 제조 공정도 훨씬 복잡해졌다"며 "메모리 공급 부족은 2027년 이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를 위해 마이크론은 연구개발(R&D)과 생산시설 확충에 약 2000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미국 아이다호주 보이시와 뉴욕주 시러큐스에 신규 메모리 공장을 건설 중이며, 보이시 공장에서는 내년 중반 첫 제품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AI 수요 급증은 이미 소비자 제품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애플은 지난주 메모리와 저장장치 가격 상승을 이유로 일부 맥(Mac)과 아이패드(iPad) 가격을 전격 인상했다.
팀 쿡 애플 CEO는 당시 "메모리와 스토리지 비용 상승은 피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가격 인상의 책임을 메모리 업체들에 돌렸다. 이에 과거 메모리 업체들을 상대로 '가격 후려치기' 갑질을 일삼았던 애플이 결국 부메랑을 맞은 것이라는 지적이 일었다.
마이크론은 AI 투자 확대의 최대 수혜주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주가는 올해 2분기에만 240% 이상 급등했으며, 시가총액은 약 9200억달러 늘어나 현재 약 1조3000억달러 규모로 커졌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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