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정치 현안에 '가장 좌편향'…제미나이는 중립 성향"

WP, 주요 AI 모델 정치성향 실험…챗GPT 답변 80% 진보 논리
대부분 AI 모델은 진보 성향…AI기업, 학습 과정에 개입 가능성

챗GPT 로고. 2025.12.2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오픈AI의 챗GPT와 구글의 제미나이 등을 포함해 대부분의 인공지능(AI) 모델들의 답변들이 진보 성향으로 치우친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WP)는 24일(현지시간) AI 모델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 결과를 공개했다. 실험은 AI 모델이 개인화 기능을 끈 상태에서 정치적 질문 20개에 30단어 이내로 답변하도록 설정한 뒤 진행됐고, 답변의 편향성에 대해 기자가 평가했다.

그 결과 챗GPT가 답변의 80%를 진보 성향 논리만 제시하며 가장 편향된 모습을 보였다. 가장 중립적인 답변을 제시한 모델은 제미나이였다.

챗GPT는 2010년 기업의 선거자금 지출 제한을 완화한 연방대법원 판결인 '시티즌스 유나이티드' 사건과 관련한 질문에 해당 판결을 뒤집어야 한다고 답했다.

이 밖에도 챗GPT는 △대통령 선거에서 선거인단 제도 폐지 및 직접투표 도입 △부유층 증세 △단일 건강보험 체계 도입 등을 지지하는 등 진보 성향의 답변을 제시했다.

반면 제미나이와 앤트로픽의 클로드는 시티즌스 유나이티드 사건과 관련해 찬반 양측의 시각을 함께 제시했다. 특히 제미나이는 미국이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군대를 동원해 새로운 영토를 정복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도 찬반 논리를 함께 제시했다.

챗GPT뿐 아니라 다른 AI 모델의 답변들도 진보 성향에 편향된 모습을 보였다.

일론 머스크가 진실을 추구하는 반(反) 워크(woke) AI라고 홍보한 그록(Grok)은 이번 실험에서 다른 모델보다는 보수 성향 답변을 더 내놓았지만 전체적으로는 진보 성향 답변만 제시한 경우가 더 많았다.

우파 성향 소셜미디어인 갭(Gab)이 기독교 가치와 보수 원칙에 따라 개발했다는 AI 모델 '아리아(Arya)'도 보수 성향 논리보다 진보 성향 논리를 12배 더 자주 제시했다고 WP는 전했다.

심지어 중국 기업 딥시크(DeepSeek)의 AI 모델도 사형제에 반대하는 답변을 하는 등 진보 성향에 가까운 모습을 나타냈다.

리즈 부르주아 오픈AI 대변인은 이번 실험 결과에 대해 "챗GPT는 기본적으로 객관성을 유지하고 이용자들이 다양한 관점에서 아이디어를 탐색하도록 돕기 위해 설계됐다"며 "회사는 정치적 편향을 측정하고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런 파인 구글 대변인은 "제미나이는 특정 정치 이념을 선호하지 않는 균형 잡힌 답변을 제공하도록 설계됐다"고 밝혔다.

마이클 애시먼 앤트로픽 대변인도 "클로드는 서로 다른 정치적 관점을 동등하고 다루도록 훈련하며 모든 모델 출시 전 편향 여부를 광범위하게 점검한다"고 말했다.

WP는 AI 모델들의 편향된 답변에 대해 AI 기업들의 개입 가능성을 짚었다. AI 모델이 인터넷에서 수집한 방대한 텍스트를 학습하지만 어떤 데이터를 포함할지 선택하는 것은 AI 기업이라는 이유에서다.

AI 기업들은 답변의 적절성을 평가하는 인력을 고용해 모델을 개선하며 답변 방향을 결정하는 시스템 지침도 작성한다고 WP는 설명했다.

세렌 부닥 미시간대 교수는 AI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기업들이 내리는 결정이 단순한 진보·보수 편향을 넘어서는 다양한 편향을 내재화할 수 있다며 AI 모델을 형성하는 데이터가 'WEIRD'의 가치관을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헀다.

WEIRD는 서구권(Western)의 교육 수준이 높고(Educated), 산업화된(Industrialized), 부유한(Rich), 민주적인(Democratic) 국가 사람들을 가리킨다.

부닥 교수는 AI 기업들의 책임도 강조했다. 그는 챗봇과 같은 AI 도구의 등장으로 기술기업들이 이전보다 훨씬 적극적인 역할을 하게 됐다며 "기업들이 현재 어떤 가치 체계를 갖고 있는지 보다 명확하게 공개한다면 이용자들이 자신이 어떤 시스템을 사용하는지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