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 독립 250주년 행사도 유세처럼…"미국이 돌아왔다"

내셔널몰서 개막…이란전·국론 분열 속 정치색 논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내셔널몰에서 열린 미국 독립 250주년 기념 '위대한 미국 박람회'(Great American State Fair) 개막 행사에 참석해 손짓하고 있다. 뒤에서는 미 해병대 군악대가 연주하고 있다. 2026.06.25.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를 선거 유세식 행사로 시작했다. 이란 전쟁 장기화와 낮은 지지율, 국론 분열 속에서 애국주의 행사를 통해 분위기 전환을 시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내셔널몰에서 16일간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개막을 알렸다. 워싱턴 일대에선 7월 4일 독립기념일을 앞두고 이날부터 건국 250주년 기념행사가 이어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방탄유리벽 뒤 연단에 서 수천 명의 청중을 향해 "독립 250년을 앞둔 지금 '미국이 돌아왔다'고 선언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행사장엔 성조기와 '자유 250'(Freedom 250) 표지판, '위대한 미국 박람회'(Great American State Fair) 문구가 내걸렸다.

워싱턴기념탑이 보이는 내셔널몰 상공에선 B-2 스텔스 폭격기와 F-35 전투기 등이 비행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내셔널몰에서 열린 미국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개막식 중 B-2 스텔스 폭격기 1대와 F-35A 전투기 4대가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2026.06.25. ⓒ 로이터=뉴스1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미국의 역사와 독립 250주년을 언급한 뒤 '이란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주장하며 경제 성과 등 자신의 업적을 내세웠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을 30분 내로 마쳤다"며 "평소보다 원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우린 어떤 나라에서도 본 적 없는 가장 잊지 못할 생일파티를 시작하고 있다"며 "여러분은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행사를 두고 공식 국가 기념행사와 선거 유세식 정치 행사의 경계를 흐렸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수도 한복판의 공공 축제를 자신의 정치적 스타일을 상징하는 집회 형식으로 재구성했다"고 지적했다.

행사 준비 과정에서도 논란을 빚었다. 당초 독립 250주년 행사엔 다양한 공연진이 출연할 예정이었지만, 일부 가수와 공연팀은 행사가 당파적 성격을 띨 수 있다는 우려에 출연을 철회했다. 최종 프로그램엔 트럼프 대통령이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수 리 그린우드와 크리스토퍼 마키오, 군악대 공연 등이 포함됐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내셔널몰에서 열린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개막식에서 시민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있다. 2026.06.25. ⓒ 로이터=뉴스1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정치적으로 어려운 국면에 놓여 있다는 게 외신들의 일반적인 평가다. 4개월 가까이 이어진 이란과의 전쟁은 에너지 가격과 물가 부담을 키웠고, 전쟁 비용과 목표를 놓고 집권 공화당 내에서도 불만이 커지고 있다.

로이터·입소스의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미국인의 4분의 1만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전쟁에 대해 '비용을 치를 가치가 있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집권 제2기 17개월 차에 34%에 그치고 있는 상황다.

이날 행사 참석자들 사이에서도 지지와 우려의 목소리가 함께 나왔다. 일부 트럼프 지지자들은 그가 "수도 워싱턴을 아름답게 만들고 있다"면서도 "국가 통합 메시지를 더 많이 내고 과격한 표현은 줄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과거 대통령들도 건국 기념일을 정치·경제적 위기 속에 맞은 적이 있다"고 전했다. 1826년 존 퀸시 애덤스 대통령 땐 금융 불안이 있었고, 1976년 제럴드 포드 대통령 땐 인플레이션과 실업, 사이공 함락,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 사면 논란이 독립 200주년 분위기를 흐렸단 것이다.

다만 당시 대통령들은 대체로 '통합'을 강조했다. 포드 대통령의 핵심 정치 참모는 독립 200주년 연설문을 준비하면서 "당파적 암시"를 피하라고 지시했었다고 한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