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살인 말벌처럼 화냈다"…공화 상원의원들과 고성 언쟁
이란 전쟁 등 놓고 내부 균열 표면화…11월 중간선거 비상등
- 장용석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원 공화당 의원들과의 비공개 오찬에서 '이란 전쟁' 권한과 투표법안 처리를 놓고 격하게 충돌했다. 올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집권 공화당 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수행과 입법 압박 방식에 대한 불만이 커지는 모습이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소재 의회 의사당에서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들과 비공개 오찬을 했다. 이날 오찬 회동은 당초 공화당 내 결속을 다지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분위기는 격앙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존 케네디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 관련 결의안 표결에 대해 "살인 말벌'(murder hornet)처럼 화를 냈다"고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찬에서 전날 상원에서 공화당 의원 4명이 민주당과 함께 이란에 대한 추가 공격을 제한하는 전쟁 권한 결의안에 찬성한 데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초 하원에 이어 상원에서도 결의안이 통과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과의 종전 관련 양해각서(MOU) 체결 뒤 후속 협상을 진행하는 중 상원을 통과해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수행에 대한 초당적 견제란 평가를 받았다.
특히 빌 캐시디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번 오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이란 전쟁과 관련해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캐시디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쟁이) 4주 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했지만, 4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원래 목표도 달성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에 두 사람은 고성을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원 공화당에 투표 규정 강화 법안인 '세이브 아메리카법'(SAVE America Act) 처리를 압박했다. 이 법안은 연방 선거에서 유권자 등록시 시민권 증명을 요구하고, 투표시엔 사진이 붙은 신분증 제시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이 이 법안 처리에 전원 반대하고 있어 공화당으로선 필리버스터를 돌파하는 데 필요한 60표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초당적으로 의회를 통과한 주택 관련 법안에 서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상원이 투표 규정 강화법을 먼저 처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자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주택비 부담 완화 법안을 투표법안과 연계하는 것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공화당 내부 균열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현역 상원의원 경선에 개입하면서 더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캐시디 의원(루이지애나)과 존 코닌 상원의원(텍사스)의 공화당 예비선거 상대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고, 결국 두 의원은 경선에서 패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찬 회동 뒤 존 슌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등과 함께 기자들 앞에 나와 당이 단합돼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몇몇 사람은 좋아하지 않는다. 여러분도 그들이 누군지 알 것"이라고 말해 불편한 관계가 남아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상원 민주당은 공화당 내 갈등을 조롱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공화당은 서로 목을 조르고 있다"며 "53명 규모의 자신들 회의도 운영하지 못하면서 수억 명이 사는 나라를 운영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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