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석유 풀고 '달러 결제'도 허용…"20년 제재 체계 이탈"
이란 은행들, 달러화 수입으로 본국 송금 쉬워져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미국 재무부가 이란산 원유와 석유화학·석유제품 거래를 60일 동안 한시적으로 허용하면서 이 기간의 판매 대금을 달러로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란은 그간 달러 결제가 막혀 '그림자 선단'으로 원유를 운송해 위안화·루블 등으로 우회 결제를 했는데 이번 조치로 곧바로 미 달러가 유입될 수 있게 됐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 조치는 이날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전한 후 몇시간 만에 나왔다.
미 재무부는 두 달간 제재를 유예해 이란이 합법적으로 원유를 판매하고 달러로 대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전직 재무부 관리 미아드 말레키는 "지난 20년간 의회가 구축한 제재 체계에서 근본적으로 벗어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 3월 미 재무부가 국제유가 안정을 위해 이란의 해상 석유 판매는 허용하되 달러 거래에 대한 제재는 유지했던 임시 면제 조치보다 더 강력한 조치다.
이번 조치로 이란 은행들이 해외에서 직접 대금을 수령할 수 있게 되어 석유 수입을 더욱 쉽게 본국으로 송금할 수 있게 되는데 이는 외환이 절실히 필요한 이란 정권에 큰 도움이 된다.
JD 밴스 부통령은 "이란이 IAEA 사찰단을 초청했다. 이는 핵무기 프로그램을 영구적으로 끝내는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란 국영 언론은 "핵 문제에 대한 새로운 약속은 없다"고 선을 그었고, 혁명수비대 계열 매체 타스님은 "사찰단 방문은 양해각서에 위배된다"고 반발했다.
핵심 쟁점은 고농축 우라늄이다. 미국은 이란이 이를 포기하길 원하고, 이란은 제재 완화를 요구하며 '평화적 농축 권리'를 주장한다. IAEA는 나탄즈·포르도·이스파한 등 공격으로 손상된 핵시설에 대한 접근을 원한다.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절반의 농축 물질이 이스파한 지하 터널에 있다"고 지적했다.
밴스는 스위스 뷔르겐슈토크에서 열린 이란과의 고위급회담 후 "성공적인 최종 합의를 위한 좋은 토대를 마련했지만, 아직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레바논에서의 이스라엘-헤즈볼라 교전을 막기 위한 '충돌방지 체계'을 파키스탄·카타르가 중재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이란 간 통신 메커니즘을 합의해 선박 충돌을 방지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핵무기는 경제 불황보다 더 심각한 것"이라면서 불황을 야기하는 것이 경제적인 불황도 있지만 핵무기가 훨씬 더 빠르고 강력한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란이 합의를 어기면 다시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동시에 "이란의 동결 자산은 미국 농산물 구매에 쓰일 것"이라며 자신의 외교 전략을 옹호했다.
비판론자들은 이란이 핵 프로그램의 일부를 포기하기 전에 실질적인 재정 지원을 받게 됐다고 우려했다. 또 이번 협상으로 카타르에 묶여 있는 수십억 달러의 이란 자금 해제 문제까지 진전을 보였는데 이 돈이 다시 헤즈볼라 등 중동 내 이란 동맹 세력에 흘러 들어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부통령은 만약 자금이 동결 해제된다면 미국산 식품 구매에 사용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자금은 미국 농부들을 더 부유하게 하고 이란 국민들을 먹여 살리는 데 쓰일 것이다. 이는 매우 훌륭하고 전형적인 트럼프식 협상"이라고 말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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