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달러 딴 대학생, 가짜 잭팟"…폴리마켓, 돈 주고 '대박' 조작

모의 사이트 '가짜 거래' 실제인 양 홍보…이용자 기만
허위 베팅 영상 1.4억뷰…"돈 쉽게 딴다" 착각 유도

폴리마켓 로고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암호화폐 기반 예측시장 플랫폼 폴리마켓(Polymarket)이 대학생 등 젊은 크리에이터들에게 돈을 지급해 실제 거래가 아닌 모의 베팅 영상을 제작·배포한 사실이 드러났다. 큰돈을 딴 것처럼 주장하는 영상들이 사실은 모두 거짓이라는 것이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00개 이상의 영상과 관련 자료, 그리고 폴리마켓과 협업했던 크리에이터들의 인터뷰를 분석해 이같이 보도했다.

폴리마켓 사이트는 실제로 이용자들이 돈을 걸고 예측시장에 참여해 돈을 버는 사이트다. 굵직한 정치나 경제 이벤트 관련해서도 예측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맥도날드'라고 말할 것, 제롬 파월이 인사말로 '안녕하세요(good afternoon)'라고 말할 것이라는 등의 사소한 재미용 예측도 이뤄진다.

그런데 큰돈을 벌었다고 주장하는 바이럴 영상에 등장하는 사이트가 실제 폴리마켓 사이트가 아니라 모의 사이트였다는 것이다.

영상만 보면 실제 거래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가짜 거래인데 이런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널리 퍼지면서 일반 이용자들은 폴리마켓에서 큰돈을 쉽게 딸 수 있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실제 폴리마켓 사이트에서는 많은 이용자들이 손실을 보았다.

대표적 사례로 대학생 조지 마키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맥도날드'라는 단어를 언급할 것에 10만 달러를 걸어 당첨됐다고 영상에 올렸지만, 실제 사이트에서는 50여 계정이 같은 베팅을 했고 모두 패배했다.

또 다른 크리에이터 하이안 응우옌은 '올림픽' 발언에 6만 달러를 딴 듯한 영상을 올렸으나, WSJ의 확인 결과 역시 모의 거래였다. 이들은 월 2000~3000달러를 받으며 자신들이 유료 파트너임을 숨기도록 지시받았고, 영상은 폴리마켓 검수를 거쳐 재촬영되기도 했다.

온라인 인플루언서가 라이브 방송 중에 폴리마켓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WSJ 갈무리)

폴리마켓은 2022년 미등록 암호화폐 기반 거래소 운영 혐의로 미국 내 서비스 중단을 합의하고 파나마에 재등록됐다. 폴리마켓은 서비스 중단 합의 이후,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규제를 받는 미국용 앱을 따로 출시했고 이는 달러 기반이다.

폴리마켓은 최근 다시 미국 복귀를 추진 중인데 현재는 경쟁사 칼시(Kalshi)에 거래량에서 밀리고 있어, 소셜미디어 마케팅을 통해 미국 이용자 유입을 노리고 있다.

특히 창업자 셰인 코플란은 "온라인에서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돼라"고 폴리마켓 성장팀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고등학교 시절부터 그의 친구였던 매슈 모다버는 최고 마케팅 책임자(CMO)로서 폴리마켓의 성장 전략을 총괄하고 있다.

폴리마켓은 마케팅업체 바이럴리티를 통해 소셜미디어 전문가들인 클리퍼를 고용, 이들을 통해 영상을 퍼뜨렸다. 이들에겐 "폴리마켓 이름을 계정에서 삭제하라"는 지침을 내리며, 광고가 아닌 '자연스러운 개인 콘텐츠'처럼 보이도록 요구했다.

분석 업체 튜블러에 따르면, 이 결과 폴리마켓의 바이럴 클립 캠페인은 틱톡, 유튜브, 인스타그램에서 1억40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유명 스트리머 아딘 로스가 수백만 달러 규모 계약을 맺고 폴리마켓을 홍보했다. 로스는 방송에서 어떤 이벤트나 정책 관련한 내부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언급하며 논란을 키웠다.

WSJ은 최소 19개 영상에서 내부자 거래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지적했다. 폴리마켓은 "불법 정보에 기반한 거래는 금지한다"며 시장 감시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월드컵이 시작되면서 플랫폼 운영 방식에서 허점이 또 드러났다. 월드컵을 앞두고 일부 크리에이터는 미국 내 규제 버전 앱을 사용하는 듯한 영상을 올렸지만, 공식 앱의 '26 World Cup'이라는 시장과 달리 '2026 FIFA World Cup'이라는 가짜 시장이 표시된 모의 앱이었다. 이처럼 모의 앱이 여전히 사용되며 이용자들을 속이고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예측시장 규제에 완화적 태도를 보여왔고,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트루스소셜에 예측 시장이 번성할 수 있도록 CFTC가 독점적 권한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폴리마켓의 투자자이자 경쟁사 칼시의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어 이해충돌 논란도 불거졌다. 그러나 백악관은 "이해 충돌은 없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국민의 이익을 위해 행동한다"고 부인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