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스, 스위스 도착…이란 '호르무즈 재봉쇄' 속 협상 임박(종합)
밴스 “핵·레바논 휴전 집중”…이란 "합의 이행 확인·준수 요구"
레바논 교전 재격화…휴전 불안정 속 협상 전망도 흔들
- 최종일 선임기자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이란 전쟁을 둘러싼 후속 협상이 21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재개되는 가운데, 미국과 이란 협상단이 모두 개최 도시에 도착하면서 외교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그러나 이란이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을 이유로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를 선언하면서 긴장은 동시에 고조되는 양상이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JD 밴스 부통령은 유럽행 비행기 탑승 전 기자들에게 “핵 문제와 레바논 휴전 문제에서 진전을 이루는 것이 핵심 목표”라며 “이번 협상에서 가장 집중할 두 가지 사안”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이란 핵 프로그램과 레바논 휴전 유지 문제를 동시에 다룰 것임을 시사했다.
당초 후속 협상은 지난 19일 스위스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 공습을 단행하고 자국 군인 4명이 전투 중 사망하면서 일정이 막판에 연기됐다. 이후 미국은 같은 날 레바논 지역에서 새로운 휴전이 재개됐다고 발표했지만, 현지에서는 휴전이 안정적으로 유지되지 못한 상태다.
전일(20일) 이스라엘군과 헤즈볼라가 다시 충돌하면서 양측은 서로 휴전 위반을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방어적 작전을 수행 중이라고 밝혔지만,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이 휴전 틀을 악용해 군사 작전을 지속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이란 중앙군사사령부는 미국의 “계약 위반”과 “이스라엘의 레바논 남부 휴전 지속 위반”을 이유로 들며 “호르무즈 해협은 선박 통항이 폐쇄된다”고 발표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로, 전쟁 기간 중에도 여러 차례 긴장 고조의 중심에 있었던 전략 요충지다.
이란은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서명한 종전 양해각서(MOU)에 따라 해협을 재개방하기로 했으며 실제로 해상 교통 흐름이 점차 정상화되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발표로 다시 불확실성이 커지며 에너지 시장에도 긴장감이 확산되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란의 발표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항행의 안전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밝히며, 미군이 해당 수역에서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해상 봉쇄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결렬될 경우 호르무즈 해협 통행에 대해 미국이 자체적인 통행료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이 부과하지 않는 한 어떠한 통행료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란 대표단은 전일 밤 스위스에 도착했다고 이란 국영언론과 스위스 외무부가 전했다. 대표단에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과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 알리 바게리 카니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국제담당 부비서관, 압돌나세르 헤마티 중앙은행 총재, 하미드 보르드 석유부 차관 겸 국영석유회사(NIOC) 등이 포함됐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 에스마일 바가이는 이번 방문이 “상대방의 합의 이행 여부를 확인하고 의무 준수를 요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상대가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전체 합의는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밴스 부통령은 21일 오전 스위스 엠멘 공군기지에 도착했으며, 현지 체류는 “하루나 이틀”에 불과할 것이라고 사전에 밝힌 바 있다. 미국 측에서는 재러드 쿠슈너와 스티브 위트코프가 기술 협상을 담당한다.
회담과 관련, 미국 CBS 뉴스는 협상에 참석 중인 한 외교관을 인용해 스위스 회담 첫날 일정에 이스라엘-헤즈볼라 충돌 사태를 다루는 긴급회의가 추가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해당 사안이 미국과 이란 대표단이 협상을 시작할 때 첫 번째 안건으로 다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회담에는 파키스탄과 카타르 등 중재국도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 정부는 셰바즈 샤리프 총리와 아심 무니르 육군참모총장이 스위스로 이동해 미국·이란 대표단 및 중재자들과 고위급 논의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중재국들은 협상이 붕괴되지 않도록 기술적·외교적 소통을 지원하며 전체 협상 틀을 유지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협상 구조는 양자 협의뿐 아니라 다자 중재 체계를 병행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레바논에서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충돌이 계속되며 휴전 상황이 사실상 불안정하게 유지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교전 중 병사 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으며, 이는 최근 합의 이후 다섯 번째 전사 사례다.
이스라엘군은 정치 지도부로부터 휴전 유지 지시를 받았다고 밝히면서도, “방어적 작전만 수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헤즈볼라의 로켓 및 드론 공격이 이어지며 긴장이 지속되고 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이 휴전 기간을 이용해 남부 레바논으로 침투를 시도했다고 주장하며 대응 공격을 했다고 밝혔다. 반면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먼저 휴전을 위반했다며 책임을 돌리고 있다.
레바논 국영 언론은 이스라엘 공습이 약 20곳을 타격했으며 사망자가 30명을 넘었다고 전했다. 레바논 보건부는 전체 사망자가 4000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번 스위스 회담은 초기 합의 이후 미해결 쟁점을 정리하기 위한 2개월 협상의 시작점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 문제와 레바논 전선 상황이 동시에 악화되면서 협상 전망은 불투명한 상태다.
미국과 이란 모두 협상 지속 의지는 유지하고 있지만, 상호 불신과 군사 변수, 중동 지역 충돌이 겹치면서 협상 구조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AF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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