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핵진전·휴전 관리" vs 이란 "이행부터"…스위스 회담 앞 신경전

핵·레바논 의제 올린 美…이란 "실질적 이행 없으면 최종 협상 없다"
이스라엘-헤즈볼라 충돌 긴급회의, 협상 첫날 ‘최우선 의제’로 추가

20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나바티예에서 현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6.06.20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미국과 이란이 스위스에서 대면 협상을 재개하는 가운데, 회담 시작 전부터 핵 문제와 휴전 조건을 둘러싼 치열한 기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핵 프로그램 진전과 레바논 휴전 등 안보 현안을 핵심 의제로 제시했지만, 이란은 기존 합의에 대한 미국의 이행 의무를 우선으로 요구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스위스로 출국하기 직전 이번 협상의 핵심 목표로 회담 구조 설정, 핵 문제의 실질적 진전, 그리고 레바논 휴전 달성을 제시했다.

밴스 부통령은 “상위 정치 지도부가 원칙적 협상을 담당하고 실무 기술팀이 현장에서 작업을 이어갈 것”이라며 고위급·실무 협상을 병행하는 구조를 시사했다. 그는 스위스 체류 기간이 하루 이틀에 불과하지만, 이란의 핵 물질 처리 문제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레바논 상황 역시 주요 의제로 거론됐다. 밴스 부통령은 “레바논 휴전은 지속해서 관리해야 할 사안”이라며 핵과 레바논을 중심으로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란 측에도 논의하고 싶은 사안이 있을 것”이라며 상호 이견을 전제했다.

이란은 미국의 포괄적 의제 설정에 선을 긋고, 기존 합의의 이행 여부를 우선 점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란 반관영 메흐르 통신에 따르면 에스마일 바가이 외무부 대변인은 이번 협상의 목적을 “상대국의 의무 이행을 촉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과거 미국의 합의 불이행 사례를 언급하며 “이행 단계에서는 더욱 엄격하게 책임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른바 ‘종전 양해각서(MOU)’를 거론하며 “최종 협상은 미국의 의무 이행이 개시되고 지속되는 경우에만 본격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회담에서 미국의 구체적 이행 방안을 확인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란은 추가적인 조치도 취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폐쇄를 선언했으며, 합의가 이행될 때까지 이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미국 CBS 뉴스는 협상에 참석 중인 한 외교관을 인용해 스위스 회담 첫날 일정에 이스라엘-헤즈볼라 충돌 사태를 다루는 긴급회의가 추가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해당 사안이 미국과 이란 대표단이 협상을 시작할 때 첫 번째 안건으로 다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메흐르 통신은 해당 미국 보도를 전하면서, 현재까지 해당 긴급 회의의 개최 시점, 참가국 수준, 구체적 논의 의제 등은 추가로 공개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이란 간 후속 협상은 21일 스위스 뷔르겐슈토크에서 열린다. 이란 측에서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과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이 이끄는 대표단이 전날(20일) 밤 현지에 도착했다.

미국 측에서는 재러드 쿠슈너와 스티브 위트코프 등 협상 대표들이 먼저 합류해 기술적 조율을 진행했으며, 밴스 부통령도 이날 협상장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번 회담에는 파키스탄과 카타르가 중재국 자격으로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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