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앙적인 굴복"…트럼프 이란 MOU에 발칵 뒤집힌 이스라엘

이란 인접국 미군 철수·레바논 활동 제한에 격앙
가자전쟁 시작일 빗대 "외교적 10월 7일" 맹비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5일(현지시간) 예루살렘에서 미국·이란 합의 이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6.6.15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이스라엘이 1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체결한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로 충격에 휩싸였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여러 분석가는 이번 MOU로 이스라엘의 전쟁 목표가 달성되긴커녕 목표 달성 측면에서 이스라엘이 더 악화됐다고 평했다.

당초 이스라엘은 △이란 정권 교체(레짐체인지) △탄도미사일 제한 △대리 세력 지원 중단 △핵무기 개발 저지를 전쟁 명분으로 삼았다.

NYT는 이란 정부는 2월 말 전쟁 초반 최고지도자가 사망했음에도 더욱 강경해지고 대담해졌다며 MOU에 적시된 미국이 30일 이내 이란 "인접국"에서 철수해야 한다는 조건은 "이란이 미군을 지역에서 몰아냈다고 자랑할 수 있게 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란의 미사일 보유고나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의 후티 반군과 같은 이스라엘의 적에 대한 이란의 지원을 전혀 다루지 않았다"며 "더 심각한 건 레바논에서의 이스라엘 군사 활동을 제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이란의 제재 완화, 동결 해제 자산, 재건 지원금으로 받을 수 있는 수천억 달러는 이란의 미사일 개발 자금으로 활용되거나 중동 내 이란 동맹 세력을 지원하는 데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스라엘의 실존적 위협이었던 핵 프로그램은 협상 후반부로 미뤄졌다"고 평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강경파 야코브 아미드로르는 "미국이 현금을 지불하고 기껏해야 의향서 한 통만 받은 형편없는 합의"라고 직격했다.

데이비드 호로비츠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 편집인은 칼럼에서 "재앙적인 굴복"이라고 MOU를 규정했다.

이스라엘 채널12 뉴스 분석가인 니르 드보리는 MOU를 "외교적 10월 7일"에 비유하며 이스라엘이 전혀 대비하지 못한 파국적인 재앙이라고 맹비난했다. 2023년 10월 7일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된 날이다.

이에 대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MOU를 간략하게 언급하며 "앞으로 더 많은 도전 과제가 놓여 있다. 침착함을 유지하고 안보 이익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취하는 동시에 미국과의 중요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스라엘이 궁극적인 목표인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다고 공언했다.

이어 레바논 국경 인근 이스라엘 북부의 안보를 회복하겠다고 다짐하며 "이를 위해선 레바논 남부의 안보지대를 유지해야 하며 이스라엘의 안보적 요구가 지속되는 한 철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속한 리쿠드당 소속 하노크 밀비드스키 의원은 소셜미디어에 빨간색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벗고 "완전한 승리"를 뜻하는 히브리어 문구가 적힌 파란색 모자로 갈아입는 영상을 게시했다.

이스라엘 최대 신문인 예디오트 아흐로노트의 칼럼니스트 벤-드로르 예미니는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을 "역사상 가장 심각한 붕괴"로 이끌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약속을 어기고 이란을 강대국으로 만들었으며 헤즈볼라를 강화했고 이스라엘에 굴욕감을 안겨줬다"고 비판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