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MOU 준수해야 3천억달러 기금 접근 가능"(종합)

"對이란 투자 자체는 막지 못해…동결 달러 자산은 언젠가는 반환해야"
"이란과 합의, 경제적 재앙 원치 않았기 때문…'영구적 핵포기' 않으면 재차 폭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6.17. ⓒ AFP=뉴스1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 간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과 관련해 이란이 합의를 충실히 이행할 경우에만 3000억달러 규모 기금에 접근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이란에 직접 돈을 지급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란이 석유를 팔아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이고, 기금에 접근하는 것을 허용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들이 올바르게 행동할 경우에만 가능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올바르게 행동해야 한다'는 표현은 문맥상 이란이 MOU를 충실히 이행하되, 후속 협상에도 성실히 임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어 "우리가 자금을 지원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사람들이 투자를 원한다면 할 수 있겠지만 이란이 올바르게 행동할 때만 가능한 일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은 이미 1조 달러가 넘는 규모의 피해를 입었다"면서 "그들은 복구하는 데만 15년에서 20년이 걸릴 것이며, 만약 제대로 행동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아주 쉽게 다시 타격을 가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동결한 이란 자산에 대해서는 결국 반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리는 이란의 돈을 많이 가져왔고 현재 보유하고 있다"며 "그것은 우리 돈이 아니라 그들의 돈이며 특정 시점에 동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느 시점에는 이를 돌려줘야 할 것"이라며 "만약 돌려주지 않는다면 누구도 다시는 달러에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각국은 미국과 갈등이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미국이 자국 자산을 가져갈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시스템 자체가 유지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합의가 경제적 충격을 막기 위한 결정이었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내가 보고 싶지 않았던 것은 경제적 재앙이었다"며 "이 상황이 계속됐다면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폭격이 한두 달, 혹은 그 이상 길어졌다고 가정한다면, 아마 수년간 석유 공급이 끊겼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란 문제와 관련해 중립적 입장을 유지한 중국과 러시아에도 감사를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완전히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했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매우 중립적이었다"며 "그들은 상황을 훨씬 더 어렵게 만들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이번 합의의 핵심"이라면서 "이란은 핵무기를 개발도 구매도 할 수 없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만약 60일 안에 MOU가 이행되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다시 폭격해야 할 수도 있다"면서 "우리는 이란이 핵무기를 갖게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언론을 통해 공개된 합의 초안에는 핵 프로그램의 언급이 거의 없다'는 지적에 트럼프는 "(이란이 핵을 보유하지 않는 것이) 영구적이지 않다면 우리는 그들을 폭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이 합의안을 따르지 않으면 다시 폭격하겠다고 하지만 합의안에는 강제 조항이 없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는 "'합의를 지키지 않으면 아주 박살 내버리겠다'고 분명하게 이란에 말했다"면서 "내가 그러면 어떻게 할 수 있나. 그들을 법정에 세우겠다고 할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지난 이틀간 우리는 G7 국가들을 비롯해 가까운 우방 및 동맹국들과 이 역사적인 합의의 세부 내용을 논의할 기회를 가졌다"면서 "그들은 우리가 합의를 이뤄낸 것을 매우 기뻐하고 있다. 우리에게 계속 이란에 폭탄을 퍼부어 달라고 한 국가는 한 곳도 없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일요일(14일) 이란과 맺은 합의는 조만간, 내일이나 아마 그다음 날쯤 서명이 이뤄질 것"이라면서 "확실히 성사될 것이라고 믿었던 거래가 계약서조차 오가지 않고 무산되거나, 반대로 도저히 안 될 것 같던 거래가 일사천리로 진행되기도 한다. 어쨌든 우리는 조만간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트럼프는 "이번 합의문의 사본을 이스라엘에도 전달했다"면서 "이스라엘은 훌륭한 파트너지만 헤즈볼라 문제에 대해서는 좀 더 잘 대처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라고 했다.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서는 "해협을 통과하는 해상 교통량이 이미 상당히 증가했고, 조만간 에너지의 정상적인 흐름이 재개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회견에는 (왼쪽부터)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이 함께 했다. 2026.06.17. ⓒ 로이터=뉴스1

트럼프는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의 무력 충돌이 이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레바논의 입장도 어느 정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앞으로 1~2주 안에 레바논의 대통령이나 총리가 우리를 만나러 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2월 28일부터 시작된 미국의 대이란 군사작전인 '에픽 퓨리'(Epic Fury) 작전의 목표 중 하나가 이란의 탄도미사일과 추가 생산 능력을 파괴하는 것이었다면 이를 용인하는 것인가는 취지의 질문에 트럼프는 "우리는 그들 미사일의 84~85% 정도를 파괴했다"면서 "그렇다고 2주를 더 써서 미사일을 하나도 안 남게 해야 한다는 말이냐. 그들도 지금 당장 미사일을 쏘고 싶어 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이 민간용 핵 프로그램을 계속하겠다고 하면 받아들이겠느냐는 질문에는 "나는 전력 생산 때문이라면 몰라도 도대체 왜 핵이 필요한 것이냐고 이란에 말해왔다"면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꽤 강경하게 대응해 왔지만, 인접 국가들도 핵을 이용하는 데 전력 생산 목적으로 그들만 허용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는 조금 어려울 것이다. 상식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문제 아니냐"라고 답했다.

'이란이 즉시 시장에 석유를 판매할 수 있는지, 또 60일간의 후속 협상 기간 이후 이란이 이른바 '통행료'를 부과하는 것을 막을 안전장치가 합의안에 포함돼 있느냐는 질문에는 "문서에 모든 것을 담을 수는 없으니, 이란이 그런 행동을 하지 못하게 막는 것은 바로 '상식'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폭격이나 공격을 받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미국과 국제사회가 반대하고 있는 데다, 국제수로인 호르무즈 해협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것이 과연 상식에 부합하는 일이며, 미국이 이를 가만히 놔둘 리가 없지 않으냐는 취지의 답변으로 읽힌다.

'일본을 비롯해 주요국에 호르무즈 해협에 군사력 파견을 요청했느냐'는 질문에 트럼프는 "도움이 필요 없고, 전쟁 때는 참여할 의사가 없더니 지금은 모두 참여하고 싶어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이 국제법 위반일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한 정상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전혀 그렇지 않았고, 오히려 정반대였다"면서 "그들은 이란이 매우 위험한 존재라고 느꼈고, 자신들도 공격받을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의 조치에 매우 안도했다"라고 답했다.

이번 서명식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어떠냐는 질문에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긴 하지만, 이건 MOU 성격이라 대통령인 제가 직접 서명해야 할 종류의 문서는 아닐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는 "공격하는 러시아 쪽이 더 큰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어쨌든 나는 일요일에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한 내용을 G7 회원국 및 파트너들에게 공유하고 사태 해결에 대한 나의 지속적인 희망을 피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푸틴은 물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도 매우 훌륭한 대화를 가졌지만, 두 분 모두 무언가 조치를 취하고 싶어 하면서도 구체적인 방법을 모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언론에 공개된 자리에서는 '이란과의 MOU 합의가 최종 단계인가 아니면 아직 조율 중인가'라는 질문에 "이것은 양해각서이며, 최종 단계가 아니다"라면서도 "이란이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곧바로 그들의 머리 위에 폭탄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회담에서는 "미국과 인도가 무역 합의에 매우 가까워졌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에서 개최된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정상회담에 앞서 기자의 질문을 받도 있다. 2026.06.17. ⓒ 로이터=뉴스1

ryupd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