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보베르데의 기적' 골키퍼母 입국 못해…美민주 "비자 내줘라"

'스페인전 선방쇼' GK 보지냐…'비자 보증금' 없어 모친 현장응원 포기
美민주당 하원 수장, 트럼프 행정부에 입국 지원 촉구…정부 "연락 중"

15일(현지시간) 카보베르데의 골키퍼 보지냐가 경기 후 기뻐하고 있다. 2026.06.15.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우승 후보 스페인을 상대로 무승부를 기록한 아프리카 소국 카보베르데의 골키퍼 보지냐(본명 조시마르 디아스)의 어머니가 미국 비자 문제로 아들의 경기를 현장에서 관람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민주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어머니의 입국을 지원할 것을 촉구했다.

로이터통신,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하킴 제프리스 미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16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어떤 어머니도 자기 자녀가 역사를 쓰는 모습을 볼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이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에게 보지냐의 어머니가 오는 일요일에 열릴 카보베르데의 다음 경기에 참석할 수 있도록 권한 내에서 모든 조처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카보베르데는 전날(15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H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스페인과 0-0 무승부를 거뒀다.

카보베르데는 세계 랭킹 2위인 '무적 함대' 스페인에 27개의 슈팅을 허용하는 등 경기 내내 일방적인 공세에 시달렸으나, 만 40세에 처음으로 월드컵 무대를 밟은 골키퍼 보지냐의 신들린 선방으로 역사적인 첫 승점을 획득했다.

카보베르데 축구 국가대표팀 골키퍼 보지냐의 어머니 아나 칸디다 에보라가 16일(현지시간) 카보베르데 상비센테주 민델로에 있는 자택에서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 도중 다른 가족들과 함께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06.16. ⓒ 로이터=뉴스1

보지냐의 어머니 아나 칸디다 에보라(59)는 그러나 비자 발급 문제로 아들의 활약을 현장에서 지켜보지 못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불법 체류 방지를 위해 지난 1월 카보베르데를 포함한 일부 국가 국민들에게 미국 비자 발급 시 최대 1만 5000달러(약 2270만 원)의 보증금을 요구하는 제도를 시행했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월드컵 입장권 소지자들에게 비자 보증금 제도를 철회한다고 발표했지만, 에보라는 그 시점 이미 높이 뛰어오른 여행 비용 때문에 아들의 경기를 관람하겠다는 마음을 접은 상태였다.

보지냐는 스페인과 경기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활약을 직접 보지 못한 어머니 생각에 감정이 북받쳤다며 "내 어머니가 비자 때문에 여기에 오지 못했다. 어머니가 이곳에 계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미 국무부 관계자는 에보라가 비자를 신청한 기록은 없으나 선수 친인척은 비자 보증금 면제 대상에 해당한다며, 비자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보지냐의 가족에게 적극적으로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별리그 H조 소속 카보베르데는 오는 21일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 우루과이를 상대한 뒤, 오는 26일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최종전을 치른다. 카보베르데의 16강 진출 여부는 이다음 두 경기를 통해 결정된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