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보당국 '이란 호르무즈 언제든 봉쇄 가능…자신감 얻어' 판단"

"해협 통제권에 대한 이란 생각 근본적 변화…바브엘만데브 무기화까지"
"이란, 정권전복 美목표 공개되자 해협봉쇄 결단"…美 "재봉쇄 차단책 구축"

호르무즈 해협 지도 일러스트. 2026.03.26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미국과 이란이 종전 합의를 체결한 가운데 미국 정보기관들은 앞으로 이란이 원할 때마다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CNN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 정보 소식통은 CNN에 "우리는 이제 사실상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이란에 넘겨준 셈으로 이는 어떤 핵무기보다도 강력한 무기"라며 "이번 전쟁은 향후 비슷한 전술을 활용하는 것에 대한 이란의 생각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았다"고 말했다.

미국 정보 평가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도 이란이 큰 전력 소모 없이 해협을 봉쇄하고, 걸프 국가들의 에너지 인프라 시설을 공격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자신감을 얻었다며 일부 미국 관계자들은 이란이 같은 조치를 다시 취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이 보유한 상당한 규모의 무기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무기화할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이란은 이번 전쟁 기간 해협에 기뢰를 부설하고, 미사일과 드론 등을 통해 해협을 통항하는 선박들을 위협했다.

CNN에 따르면, 이란은 미국의 예상보다 빠르게 군수산업 기반을 재건하고 있으며 새로운 드론 생산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외에 또 다른 세계 주요 에너지 수송로인 홍해 출구의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 가능성도 제기된다.

소식통은 이란이 미국과의 협상이 결렬될 경우 예멘의 친이란 무장세력 후티 반군을 동원해 홍해와 인도양을 잇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봉쇄하는 경제적 '핵 옵션'(nuclear option)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시작한 분쟁이 지속적인 파장을 초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CNN은 평가했다.

5월 30일(현지시간) 오만 무산담에서 드론으로 촬영한 호르무즈 해협에 선박들이 정박해 있다. 2026.05.30. ⓒ 로이터=뉴스1

미국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오판한 이유 중 하나는 해협을 봉쇄할 경우 이란에 득보다 실이 클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지난해 6월 미국이 이란의 핵 시설을 타격한 뒤에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거나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서 미국은 자신들의 판단에 더욱 확신을 가지게 됐다고 CNN은 설명했다.

또한 미국은 이란산 원유 최대 수입국인 중국이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는 것을 좌시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미국은 해협 봉쇄를 저지하기 위해 군 자산을 배치하기보다 이란 군사시설 타격을 우선시했다.

이란도 그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했지만 실제로 봉쇄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번 미국과의 전쟁에서 해협을 봉쇄한 것은 정권 붕괴 가능성 때문으로 보인다.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관계자들은 이란이 해협을 봉쇄한 이유를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목표를 '정권 전복'이라고 밝혔기 때문으로 생각한다.

소식통은 이란이 폭격 직후 바로 해협을 봉쇄한 것이 아니라 미국의 목표를 파악하고 판단할 때까지 며칠을 기다렸다며 "이란은 대응 수위를 높이는 과정에서 매우 신중하고 계산된 행동을 했다"고 말했다.

이는 이란이 다시 외부 공격이나 위협을 받을 경우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고 있다.

JD 밴스 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미국과의 합의에 나선 이유 중 하나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영향력을 잃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해협이 다시 봉쇄될 수 없도록 하는 메커니즘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도 호르무즈 해협이 이미 부분적으로 개방됐고, 오는 19일 이란과의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하면 완전히 개방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란이 다시 해협을 봉쇄할 경우 막을 방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