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보단 양"…美, 이란戰 계기 '저가형 미사일' 대량생산 추진
美국방부, 4개 방산업체와 미사일계약 체결…발당 7억 수준
무기 계약 단순화로 방산업체의 신속 개발 유도
-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이란 전쟁에서 미사일 재고 부족 문제를 겪었던 미 국방부가 방산업체들에 제작 기간과 비용을 대폭 줄인 '저렴한 미사일' 개발을 요구하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지난달 미 육군은 차량 이동 컨테이너에서 발사되는 '저비용 컨테이너화 미사일(LCCM)' 확보를 추진하며 4개 방산업체와 '기본 협정'을 체결했다.
미 육군은 이들 업체에 2030년까지 미사일 1만 발을 한 발당 가격 50만 달러(약 7억 5000만 원) 미만으로 공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 발당 가격이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기존의 고성능 미사일보다 몇 배 더 저렴하다.
육군은 또한 한 발당 25만 달러(약 3억 9000만 원) 미만의 요격미사일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공군 역시 향후 수년간 저가 미사일 수만 발을 조달하는 별도 사업을 진행 중이다.
미 국방부는 방산업체들이 생산하는 무기가 고성능·고비용화하면서 미군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업체들이 성능 향상을 위해 미사일에 정교한 전자 장치를 탑재하면서 생산 단가가 최근 몇 년 사이 뛰었다는 것이다.
미국의 방산업체 RTX가 생산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한 발 제작에 최소 1년이 걸리며, 한 발당 가격은 360만 달러(약 54억 원)이다. 생산에 2년 이상이 소요되는 록히드마틴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의 발당 가격은 약 400만 달러(약 55억 원)에 달한다.
느리고 비싼 무기 생산 과정은 이란 전쟁 기간 미국의 정밀 유도무기 재고 부족 문제로 이어졌다. WSJ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2월 말 이란과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1000발 이상의 토마호크를 발사했다. 사드(THAAD), 패트리엇 등 요격미사일은 1500~2000발을 소진했다.
제리 맥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방산 업체들이 고성능 미사일의 생산 자동화에 수년간 투자해 왔지만, "본질적으로 수제 탄약"이라고 WSJ에 전했다. 미사일 부품을 생산하는 일부 공장은 대량생산 공정보다는 전문 작업장에 더 가까운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에 미 국방부는 방산 기업들에 새로운 저가형 미사일 개발을 요구하는 한편, 무기 계약 시 유연한 계약 조건 설정을 가능하게 하는 '기타거래권한'(OTA) 제도를 적극 활용하며 민간 방산 스타트업 등의 진입 문턱을 낮추고 있다. 또한 신무기 개발을 위해 몇 가지 필수 요건만 요구하고 다른 기능은 선택 사항으로 남겨두며 기업들의 신속한 개발을 유도하고 있다.
LCCM 사업에 참가한 방산 스타트업 코어스파이어는 미사일 '고스트'(Ghost)를 올해 시험 발사할 예정이다. 설립자 더그 데네니는 민간 제조업체의 범용 부품을 활용하고, 일부 부품은 3D 프린팅으로 제작해 생산 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데네니는 "미사일 사업에서 비행 테스트 실패를 보완하거나 성능을 향상하기 위해 (설계를) 끊임없이 변경해야 한다"며 육군·공군 당국과의 "개방적이고 솔직한 대화"가 일정을 단축하고 지연과 비용 누적을 방지한다고 WSJ에 전했다.
미국기업연구소(AEI) 토드 해리슨 연구원은 가장 큰 걸림돌은 개발 과정을 미시적으로 관리하려는(micromanaging) 미 국방부의 오랜 관행을 극복하는 것이라고 WSJ에 말했다. 해리슨은 "핵심은 대규모로 배치하고 사용할 수 있는 정밀 유도 무기"라며 "그것들이 완벽할 필요는 없다"고 평가했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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