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과 평화협정 수시간 내 체결"…이스라엘 베이루트 공습에 변수
"오늘 서명 예정이었다" 네타냐후 공개 질타…이란 "보복 임박" 경고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 전쟁 종식을 위한 이란과의 평화협정이 "수시간 내" 체결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스라엘의 베이루트 공습으로 협상에 돌발 변수가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Axios)와 전화 인터뷰에서 "협정은 지금쯤 체결됐어야 했다"며 "이제 몇 시간 뒤로 연기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베이루트 남부 공습에 대해 "왜 비비(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그런 공격을 해야 했느냐"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정말 화가 났고 그 사실을 직접 전달했다"며 "그는 판단력이 없다"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80세 생일인 이날 협정 체결을 공언해 왔지만, 이란은 구체적인 시한을 제시하지 않은 채 협상 채널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밝혔다.
이번 협상의 핵심 변수는 레바논 문제다. 이란은 전쟁 종식을 위한 어떠한 합의도 레바논에서 진행 중인 이스라엘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충돌을 함께 다뤄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협상 타결 기대감이 높아지던 가운데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거점인 베이루트 남부를 공습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이번 공격은 미국이 약속을 이행할 의지가 없거나 능력이 없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지도 능력도 없다면 이 길을 계속 논의할 이유가 없다"고 말해 협상 지속 여부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도 성명을 내고 "이슬람 전사들의 대응이 임박했다"고 경고했다. 안보회의 사무총장은 "레바논은 우리의 삶이며 이란의 레드라인 침범은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이스라엘군은 향후 수시간 내 자국 영토를 향한 공격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이번 공습을 비판하며 "중대한 시점인 만큼 모든 당사자가 최대한 자제력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협상은 카타르의 중재 아래 계속 진행되고 있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카타르 대표단은 최종 합의 지원을 위해 이날 테헤란을 방문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공습이 합의 진전을 "방해하지 않을 것"이라며 "언제의 문제일 뿐 성사 여부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만 양측은 합의 내용에 대해 서로 다른 설명을 내놓고 있다. 가장 큰 쟁점은 전쟁 기간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이다. 이란은 해협 통제권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미국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다.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미국의 대이란 봉쇄 해제가 협정에 포함돼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호르무즈 해협이 전쟁 이전 상태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핵심 쟁점은 미국의 공습 이후 지하에 매설된 것으로 알려진 고농축 우라늄 처리 문제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란의 농축 우라늄을 처리하는 유일한 방법은 이란 내부에서 희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해 우라늄을 회수·폐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전날 "상황이 안정되면 우리가 들어가 '핵 먼지(Nuclear Dust)'를 회수해 이란 또는 미국에서 희석·폐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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