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어서 달라는 美패트리엇…부품 공급망 병목에 '2년' 걸려
이란·우크라 전쟁에 1발 약 61억원 'PAC-3 MSE' 수요 폭증
WSJ "부품 공급에 400여개 업체 관여…재고 회복까지 최소 3년"
- 장용석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미국과 동맹국들이 이란·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패트리엇 방공미사일 수요 급증에 직면했지만 이 미사일 1발을 생산해 전장에 보내기까지는 2년 이상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돈을 더 투입해도 단기간에 재고를 늘리기 어려운 방산 공급망 병목 탓에 미국의 군사 대응 능력이 제약받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신 패트리엇 지대공미사일 PAC-3 MSE 발사엔 수 초밖에 걸리지 않지만, 그 생산엔 2년 이상 소요되고 1발당 가격은 약 400만 달러(약 61억 원)에 이른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패트리엇'은 적의 탄도·순항미사일, 항공기 등을 요격하는 데 사용하는 미군의 핵심 방공 체계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미사일·드론 공격을 막는 데 사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동에서도 이란의 미사일·드론 위협 대응에 투입되면서 미국과 동맹국의 재고 부담이 커지고 있다.
미 국방부는 올해 록히드마틴과 PAC-3 MSE 생산량을 연간 약 600발에서 2000발 수준으로 3배 이상 늘리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록히드마틴은 이 목표를 2030년 말에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패트리엇 생산 확대가 더딘 이유 중 하나는 복잡한 공급망이다. 록히드마틴에 따르면 패트리엇 미사일 부품 공급엔 400개 이상 기업이 관여한다. 이 가운데 상당수 2차 협력업체는 패트리엇뿐 아니라 다른 미사일 프로그램에도 부품을 공급하기 때문에 특정 미사일 부품 생산만 갑자기 늘리기 어렵다.
핵심 부품 병목도 문제다. 패트리엇 미사일 앞부분(노즈)에 들어가는 목표뮬 추적·조준 장비 '시커'의 경우 현재 보잉사 공장 1곳에서만 생산되고 있다. 또 패트리엇에 사용되는 일부 전자회로는 상업적으로 이미 단종된 기술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해외 공급업체의 고가 장비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WSJ가 전했다.
그뿐만 아니라 미사일의 로켓 모터와 추진제, 노즐, 케이스 등 주요 부품 생산 확대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부품업체가 공장을 증설하고 장비를 들이는 데만 수년이 걸릴 수 있고, 군수품 생산 인력은 채용 뒤 보안 심사와 교육도 거쳐야 한다. 록히드마틴은 "핵심 현장 인력을 뽑아 훈련하는 데 약 6개월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패트리엇 미사일의 최종 조립 자체는 모든 부품이 준비됐을 경우 수 주 안에 가능하지만, 실제 병목은 그 전 단계에서 발생한다. 록히드마틴이 미 국방부와 패트리엇 증산 계약을 맺은 후에도 각 부품업체의 견적과 생산계획을 접수하고, 협력업체들이 다시 원재료와 하위 부품을 확보하는 데도 상당 시간이 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이란과의 전쟁으로 소진된 미국의 주요 첨단무기 재고를 회복하는 데 최소 3년이 걸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재고 확보가 더딘 상황에서 패트리엇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 WSJ는 "동맹국들의 패트리엇 주문이 이미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특히 우크라이나·중동 전장에선 방공 요격미사일 소모가 이어지면서 미국이 목표 생산량을 늘리더라도 단기간 내 재고 부족을 해소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결국 패트리엇 생산 병목은 특정 업체가 아니라 미 방산 생태계 전체의 문제란 점에서 미사일 본체뿐 아니라 시커, 로켓 모터, 추진제, 회로기판, 점화장치, 밸브 등 모든 부품 생산이 동시에 늘어나야 전장 공급도 빨라질 수 있을 전망이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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