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과 합의 임박' 최소 37번 발언…망상 혹은 기도문"

CNN "2월 말 이란 전쟁 발발 한 달도 안된 시점부터 되풀이"
"이란이 간절히 합의 원한다 주장도 반복…진지하게 볼 일 아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 발발 이후 공개적으로 최소 37번이나 협상 타결 뉘앙스를 풍겼다고 CNN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시작되고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 게시물·공개 석상·언론과의 전화 통화에서 협상이 임박했다거나 이란이 협상에 필사적이라고 언급한 횟수를 집계했다.

앞서 미국·이스라엘이 2월 28일 대(對)이란 군사작전을 감행하며 이란 전쟁이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3월 23일 에어포스 원 밖에서 기자들에게 평화 회담에 관해 얘기하며 "거의 모든 합의점에 도달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란은 협상설을 부인했었다.

다음 날엔 이란이 협상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는 '단골 레퍼토리'를 펼쳤다. 3월 25일엔 이란이 "협상을 너무나 간절히 원한다"고 했고, 이튿날 각료회의에선 이란이 "협상을 간청하고 있다"라고까지 발언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말대로라면 이란이 그토록 협상을 원했음에도 불구하고 어찌 된 일인지 두 달 반 동안 협상을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이란은 줄다리기 끝에 4월 7일 2주 휴전에 합의했다. 당시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상당히 진전됐다"며 "합의가 최종 확정되고 이행되기까진 2주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주일 후인 4월 15일엔 폭스 비즈니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협상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매우 근접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후 며칠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사실상 끝났다고 대중에게 확신시켰다. 4월 16일엔 "이란과의 협상 타결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고, 다음 날엔 세 차례에 걸쳐 이란이 "모든 것에 동의했다" "앞으로 하루 이틀 안에 협상이 타결될 것" "중대한 이견은 거의 없는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우리는 협상 타결에 거의 근접했다고 생각했던 시기가 있었고, 결국 무산됐다"며 자신의 예측이 얼마나 자주 빗나갔는지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하고선 "이번엔 조금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5월 23일 "최종 확정만 남았다" (여러 언론 인터뷰) △5월 28일 "매우 좋은 합의에 거의 근접했다" (라라 트럼프와의 인터뷰) △6월 7일 "합의에 매우 근접했다" (악시오스 인터뷰) 등 수 차례 기대감을 부추겼다.

하지만 현재까지 협상은 지지부진하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망상에 빠져 있거나, 금융 시장을 안정시키려고 하거나, 아니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일이 풀리길 바라고 있다"며 "이제 더 이상 진지하게 받아들일 만한 주장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당초 양해각서 초안엔 휴전 연장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이란의 석유 판매 허용 △이란의 농축 우라늄 처리 및 향후 농축 제한에 대한 협상 개시가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농축 우라늄 희석 작업 기한과 동결 자금 해제 시점 및 규모에 대해 수정을 요구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이란은 미국의 제재 해제와 이란 동결 자산 반환이 모든 합의의 조건이라며 버티고 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