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스라엘, 레바논 두고 일촉즉발…美-이란 협상 다시 위태

이스라엘의 베이루트 외곽 공습에 이란 미사일 보복…휴전 2달만에 처음
트럼프, 이란엔 "협상 복귀"·이스라엘엔 "보복 반대" 동시 메시지

이란의 미사일 공습이 발생한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점령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 헤브론에서 바라본 밤하늘 위로 이스라엘 군의 방공 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2026.06.07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중동 정세가 다시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직접적인 무력 충돌이 재개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추진해 온 중동 확전 억제 및 대이란 핵 협상 구도 역시 다시 불안정한 국면에 들어섰다.

외신을 종합하면 이번 충돌은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외곽 공습에서 시작됐다. 이스라엘군은 해당 공습이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핵심 거점을 겨냥한 정밀 타격이라고 밝혔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 공격으로 민간인을 포함해 최소 2명이 숨지고 20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공습 이후 몇 시간 뒤 같은 날 밤 10시께, 이란은 이스라엘 본토를 향해 수차례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보복에 나섰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반관영 타스님 통신을 통해 "이번 작전은 베이루트 및 레바논 남부에서 이뤄진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에 대한 경고성 보복"이라고 밝혔다.

IRGC는 또 향후 이스라엘의 공격이 계속될 경우 보복 수위를 확대해 미·이스라엘의 모든 지역 내 자산을 타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 군 합동지휘소인 카탐 알안비야 중앙본부 역시 추가 공격 시 "더 파괴적이고 후회하게 될 대응"이 이어질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란의 미사일 발사 직후 이스라엘군은 방공망을 가동해 다수의 미사일을 요격했다고 발표했다. 공격 과정에서 이스라엘 전역에는 공습경보 사이렌이 울렸고, 정부는 전국 학교를 일시 폐쇄하고 대규모 집회를 제한하는 등 비상 대응에 들어갔다.

에피 데프린 이스라엘군(IDF)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란 정권이 이스라엘 영토를 직접 공격해 새로운 구도를 만들려는 중대한 오판을 했다"고 비판하며, 추가 공격 시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IDF 참모총장 에얄 자미르 중장은 정치 지도부의 승인만 내려지면 즉각 이란에 강력한 타격을 가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녹색 불빛이 떨어지는 순간 적을 강하게 타격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군 발표를 통해 전해졌다.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향해 미사일 보복 공격을 감행한 뒤 7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반미·반이스라엘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06.07 ⓒ 로이터=뉴스1

이후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대응 시점과 수위를 둘러싼 군 수뇌부와 정치권의 논의가 이어졌다. 북부 접경 지역에서 헤즈볼라의 로켓과 드론 위협이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강경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올가을 총선을 앞두고 지지율 부진을 겪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북부 안보 불안을 의식해 강경한 군사 옵션을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헤즈볼라가 민간 지역을 은폐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미국의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제한적 확전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에서 군사 행동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미사일 교환은 올해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시작된 이란 전쟁 이후, 약 두 달 만에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직접 타격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당시 전쟁은 약 40일간 이어진 뒤 4월 8일 미국 중재로 일시 휴전에 들어갔지만, 완전한 종전 합의에는 이르지 못한 채 불안정한 상태로 유지돼 왔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확전을 억제하는 동시에 이란을 핵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병행해 왔다. 그러나 이번 충돌로 협상 환경은 다시 악화됐고, 외교적 타결과 군사적 확전 가능성이 동시에 공존하는 긴장 국면이 재형성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사일 공격 직후 이란에 대해 압박과 유화 메시지를 동시에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은 이미 충분히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제는 그만두고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충돌이 협상 흐름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평화 협상 자체가 붕괴된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란과의 협상이 8일, 9일, 10일 중으로 합의에 이를 수 있는 방향으로 진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는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 강한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이란의 미사일 공격이 실질적 피해를 주지 못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번 사태가 미·이란 협상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의 입장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며 "모든 결정권은 내가 쥐고 있다. 그는 결정권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FT는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이란에 대한 추가 재보복을 자제하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 채널12와의 인터뷰에서도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그는 이란의 미사일 공격이 실질적으로 피해를 주지 않았다며 "이스라엘이 반격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전했다.

그는 또 "이란이 쏜 것은 충분하다. 이제는 모두 그만두고 협상해야 한다"고 말하며, 추가 공격은 과거 47년 또는 3000년간 이어진 충돌의 반복일 뿐이라고 언급했다.

백악관이나 이스라엘 총리실은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의 통화 여부를 즉각 확인하지 않았지만, 미국 당국자는 두 사람이 실제로 통화했다고 악시오스를 통해 전했다. 이후 네타냐후 총리는 안보 수뇌부 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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