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협상에 레바논 암초 어른…트럼프, 네타냐후 윽박질러 수습

협상 판 깨질까 '레바논 불끄기' 전격 발표…뒤에선 욕설 섞어 네타냐후 질책
'외교보다 힘' 확인한 이란, 공세 전환 가능성…美내부선 "성급한 추진" 비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2026.2.28 ⓒ AFP=뉴스1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상호 공격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막판 조율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양측을 동시에 압박하며 중동 정세 핵심 갈등 축이었던 레바논 사태가 이란과의 합의에 돌발 변수로 부상하는 것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상대로 강한 불만과 거친 언사를 쏟아내며 휴전을 강하게 압박한 것으로 알려진 것도 레바논 긴장 완화를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스라엘과 이란 정부 모두 레바논과 관련해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미국과 이란 간 양해각서(MOU) 타결에 장애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이스라엘·헤즈볼라 상호 공격 중단 동의"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양측과 각각 접촉했다고 밝히며 협상 내용을 공개했다.

그는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했고 헤즈볼라 측과도 고위급 대리인을 통해 "매우 성공적인 대화"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베이루트로 미군이 투입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헤즈볼라는 모든 총격을 중단하기로 동의했고 이스라엘도 그들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며, 상호 간 공격은 중단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직후 워싱턴 주재 레바논 대사관은 헤즈볼라가 미국의 제안에 따른 상호 적대 행위 중단에 동의했다는 확인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다만 헤즈볼라의 공식 입장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헤즈볼라와 미국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해온 레바논 정치권 인사들이 해당 합의의 수용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ABC 방송 인터뷰에서 "다음 주 중에 이란과 휴전을 연장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는 합의가 도출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일촉즉발 확전 위기 속 막전막후…네타냐후 향한 거친 압박

이번 합의 발표는 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이스라엘과 이란, 헤즈볼라 간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며 확전 가능성이 제기되던 상황에서 나왔다.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북부 어퍼 갈릴리에서 국경을 넘어 바라본 남부 레바논 지역에서 이스라엘의 공격 이후 연기가 치솟고 있다. 2026.06.01 ⓒ AFP=뉴스1

이날 미 중부사령부는 쿠웨이트에 주둔한 미군 기지를 겨냥해 발사된 이란 탄도미사일 2발을 요격했다고 밝혔고, 네타냐후 총리는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외곽 지역에 대한 대규모 군사 작전을 군에 이미 명령한 상태였다.

이에 이란 군부도 해당 지역이 공격받을 경우 이스라엘 북부에 대한 보복을 경고하며 긴장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미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와의 통화에서 욕설을 섞은 강한 표현을 사용하며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에 극도의 불만을 표출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당신은 완전히 미쳤다(fucking crazy). 내가 아니었으면 당신은 감옥에 갔을 것이다"라며 "내가 당신 뒤를 봐주고 있는데 지금은 모두가 당신을 싫어한다. 이 일 때문에 모두가 이스라엘도 싫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화 내용을 보고받은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몹시 격앙된 상태였으며 네타냐후 총리에게 "도대체 지금 무슨 짓을 하는 거냐"고 강하게 질책했다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별다른 반박 없이 상황 정리에 협조하겠다는 취지의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해당 통화 내용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한 당국자는 이번 통화가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이후 네타냐후 총리와 나눈 전화 통화 중 가장 격렬한 수준 중 하나였다고 전했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는 통화 이후 성명을 통해 "우리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헤즈볼라가 우리 도시와 시민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으면 베이루트의 테러 목표물을 공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美·이란 막바지 협상 연동…'임시 합의' 지속 가능성엔 의문

미국과 이란 간 평화 협상은 현재 호르무즈 해협 문제, 제재 완화, 핵 프로그램 제한 등을 중심으로 막바지 논의 단계에 있다. WSJ에 따르면 양측은 일정 기간 유예를 두고 핵 관련 제한과 경제 제재 완화를 단계적으로 교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관련 초안 문서도 이미 양국 지도부에 전달된 상태다.

이란은 협상의 핵심 전제 조건으로 레바논 전선의 안정화를 강하게 요구해 왔으며, 특히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의 확장된 군사 작전으로 무력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레바논에서의 충돌 중단이 반드시 협정에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베이루트 남부 지역 주민들은 이미 수년부터 반복된 군사 충돌과 피난 상황에 지쳐 있으며, 과거에도 여러 차례 휴전 발표가 있었지만 실제 전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뿌리 깊은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힘의 우위' 확인한 이란의 공세 전환…美 내부서도 '성급한 추진' 비판

이날 이란 반관영 메흐르통신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 중단 상황을 전하며 "상대의 힘이 약할 때는 군사 행동이 확대됐지만, 강한 저항이나 대응 능력이 존재할 경우에는 계획이 수정되거나 철회됐다"는 점이 입증됐다고 보도했다. 또 "전쟁을 막는 것은 외교적 약속이 아니라 '전쟁의 대가에 대한 공포'"라고 진단했다.

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집회에서 사람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06.01 ⓒ 로이터=뉴스1

이러한 이란 측의 인식은 향후 협상 국면에서 이란이 발언 수위를 높이고 제한적 군사 행동을 늘리는 등 보다 공세적인 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으며, 이는 협상 전반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나아가 이란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미국이 이스라엘을 보다 강하게 통제하도록 압박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WSJ은 미국 워싱턴 내부에서도 의회 일각과 안보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이번 협상이 이란의 핵 능력과 중동 내 대리세력 구조를 충분히 통제하지 못한 채 성급하게 추진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진전을 강조하며 낙관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지역 내 복잡한 군사·정치 구도가 그대로 유지되는 한 이번 임시 합의의 지속 가능성에는 여전히 큰 의문이 남아 있다고 중동 전문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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