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바이낸스 통해 수십억달러 밀송금…이달까지도 지속"

WSJ "中 지불한 이란산 원유대금 세탁통로…美법무부 추가 수사"

이란 수도 테헤란의 반미 벽화. 2026.05.11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이란 정권의 자금 조달책이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를 활용해 군부 자금용 비밀 결제망을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바이낸스 내부 준법감시 보고서와 블록체인 데이터 등을 근거로 이같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로부터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자금 조달 혐의를 받는 이란 사업가 바바크 잔자니(52)가 주도한 금융 네트워크는 지난 2년간 바이낸스에서 최소 8억 5000만 달러(약 1조 2867억 원) 규모의 가상자산 거래를 처리했다.

전문가들은 이 가운데 약 4억 2500만 달러가 IRGC와 중동 내 친이란 무장세력의 군사 자금으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추산했다.

이 자금망은 주로 중국 바이어들에게 판매한 이란산 원유 대금을 세탁하는 통로로 활용됐다. 잔자니는 친인척 명의 계좌와 가상자산 업체 '제드섹스(Zedcex)' 등을 이용해 제재 추적을 피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낸스 내부 감시 시스템은 해당 계좌들의 테헤란 접속 기록을 확인하고 수차례 경고를 보냈지만, 핵심 계좌는 15개월 이상 유지됐으며 올해 1월까지도 운영 중이었다고 WSJ는 전했다. 외국 사법당국은 이번 달까지도 해당 네트워크를 통해 이란 측으로 자금이 유입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지난해 이란 중앙은행의 디지털 지갑에서 출발한 약 1억 700만 달러 규모의 가상자산이 바이낸스로 이동했으며, 2024~2025년 사이 바이낸스 계좌와 이란 테러 자금 조달 조직 간 직접 거래 규모도 약 2억 6000만 달러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WSJ는 바이낸스가 2023년 대이란 제재 위반 혐의를 인정하고 43억 달러의 벌금 납부 및 미국 정부 감독 수용에 합의했음에도 관련 거래가 지속됐다고 지적했다. 미 법무부는 바이낸스의 추가 제재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낸스 측은 "제재 대상과의 거래는 허용하지 않았으며 최고 수준의 준법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WSJ 보도를 전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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