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트로 기소하고 항모 보내고는…트럼프 "쿠바와 긴장 고조 없다"
쿠바 혁명 상징 라울 카스트로, 30년 전 민항기 격추 혐의로 기소
베네수엘라 마두로 체포 '데자뷔'…카리브해엔 美 항모 전단 배치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이 쿠바의 '막후 실세' 라울 카스트로(94) 전 국가평의회 의장을 기소한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쿠바와의 군사적 긴장 고조 가능성을 일축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긴장 고조는 없을 것이다. 그럴 필요도 없다"며 "쿠바는 무너져가고 있고 통제력을 잃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목표는 쿠바를 해방시키는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같은 날 미 법무부는 카스트로를 전격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30년 전인 1996년 2월 당시 쿠바 국방장관이던 카스트로가 미 마이애미에 기반을 둔 쿠바 망명자 단체 '구조 형제단' 소속 민간 경비행기 2대를 격추하라고 지시해 미국 시민 3명을 포함한 4명을 숨지게 한 혐의(살인 및 살인 공모)가 적용됐다.
역사적으로 미국이 외국의 전직 국가 정상을 기소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과 달리 쿠바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압박 수위는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카스트로 기소 발표와 동시에 미 남부사령부는 항공모함 USS 니미츠를 포함한 항모 타격단이 카리브해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쿠바를 사정권에 둔 명백한 무력시위로 해석된다.
이번 기소는 지난 1월 미국의 군사 작전으로 체포된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사례를 떠올리게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시에도 미국은 마두로를 마약 밀매 혐의 등으로 먼저 기소한 뒤, 이를 명분으로 군사 작전을 감행해 신병을 확보했다.
이 때문에 미국이 쿠바에도 동일한 정권 교체 시나리오를 적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마두로 체포 이후 쿠바에 대한 압박을 꾸준히 강화해 왔다. 쿠바에 석유를 공급하는 모든 국가에 관세를 부과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돈줄까지 끊어 놨다.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은 쿠바를 "우호적으로 인수할 수 있다"고까지 발언하며 사실상 체제 전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의 고강도 압박에 쿠바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이번 기소에 대해 "어떠한 법적 근거도 없는 정치적 모략"이라며 미국의 군사공격이 이뤄진다면 "라틴아메리카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피바다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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