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對쿠바 군사옵션 진지하게 검토 중…압박 전략서 급가속"

美폴리티코 "경제·외교 압박 효과 없자 강경 분위기로 바뀌어"
제한적공습·정권붕괴 등 여러 계획 검토…"이란戰 후 더 강경해져"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쿠바 아바나에서 열린 미국의 피그만 침공 실패 65주년 기념식에서 국기를 흔들고 있다. 2026.04.16. ⓒ AFP=뉴스1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쿠바에 대한 군사적 조치를 점점 더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기존의 경제·외교 압박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공습 또는 제한적 군사 작전까지 포함한 다양한 시나리오가 논의되고 있다는 것이다.

복수의 미국 정부 관계자와 사안에 정통한 인사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은 쿠바의 공산 정권이 수개월간의 압박에도 구조적 경제·정치 개혁을 이행하지 않자 불만을 키워왔다. 이에 따라 군사 옵션이 과거보다 훨씬 더 현실적인 선택지로 부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관계자는 "분위기가 분명히 바뀌었다"며 "초기에는 경제 제재 강화 및 외교 압박, 그리고 베네수엘라와 이란에서의 압박 효과가 쿠바를 협상 테이블로 이끌 것으로 기대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이란 상황이 예상대로 전개되지 않았고, 쿠바 역시 예상보다 훨씬 강하게 버티고 있다"며 "그 결과 군사 행동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진지하게 논의되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덧붙였다. 다만 실제 최종 결정이 내려진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미국 군 당국은 이미 수 주 전부터 남부사령부를 중심으로 쿠바 관련 군사 옵션을 검토하는 계획 수립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논의되는 방안은 단일 표적을 겨냥한 제한적 공습부터 정권 붕괴를 목표로 하는 지상 작전까지 폭넓게 포함된다. 최근 미국이 라울 카스트로(94) 전 국가평의회 의장을 기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지난 1월 베네수엘라에서 단행했던 방식의 군사적 압송 작전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쿠바는 미국 플로리다 해안에서 약 145㎞ 떨어진 전략적 위치에 있어 군사적 접근 자체는 용이하지만, 약 1000만 명 규모의 국가를 상대로 한 작전은 이후 치안 유지와 정치적 안정화 과정에서 상당한 부담이 따른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대규모 충돌로 이어질 경우 중남미 전역으로 파장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쿠바 아바나의 한 거리에서 사람들이 혁명가 체 게바라가 그려진 벽화 앞을 지나가고 있다. 2026.03.17. ⓒ 로이터=뉴스1

백악관과 외교·안보 라인의 강경 기류도 뚜렷해지고 있다.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쿠바 정권의 붕괴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해왔다며 "대통령은 쿠바가 곧 변화할 것이며 미국은 그 과정에 개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부모가 쿠바 난민 출신인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역시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쿠바 정권이 근본적으로 변화하지 않는 한 상황을 바꾸기 어렵다"고 말하며 강경 기조를 뒷받침했다.

실제로 최근 미국은 쿠바에 대한 추가 제재를 확대하고 정보기관 및 군의 감시 활동을 강화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동시에 존 랫클리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쿠바 방문 사실이 알려지는 등 상황 변화에 대비한 다양한 비상 계획이 검토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편 일부 군사·외교 전문가들은 실제 군사 개입이 실행될 경우 상당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쿠바 내부 체제의 복잡성과 민심, 그리고 국제사회의 반발 등을 고려할 때 단기간의 군사 작전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전직 미국 당국자들은 트럼프 행정부 내부의 강경 기조가 최근 이란 전쟁 이후 더욱 강화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중동에서의 상황이 기대와 다르게 전개되면서, 지리적으로 인접한 쿠바를 통해 외교·군사적 성과를 조기에 만회하려는 유인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 정책이 일관된 전략보다는 상황에 따라 급격히 변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쿠바 관련 결정 역시 향후 협상 상황이나 국내 정치 변수, 유가 추이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allday3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