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국세청 상대 15조 소송 취하…"측근 보상기금 2조 조성"(종합)

"사법 무기화 피해 구제" 명분…'세금으로 측근 지원' 논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6.05.16.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강민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정치적으로 부당한 수사·기소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을 보상하기 위해 17억 7600만 달러(약 2조 4000억 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CNN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1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국세청(IRS)을 상대로 낸 100억 달러(약 15조 원) 규모 소송을 취하하는 합의의 일환으로 이른바 '반(反)무기화(anti-weaponization) 기금'을 설치한다고 발표했다.

미 법무부에 따르면 이 기금은 '사법 무기화와 법률전(lawfare)' 피해를 주장하는 이들의 청구를 심사하고 금전 보상과 공식 사과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기금 규모 17억 7600만 달러는 미국의 독립선언 연도인 1776년을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재원은 미 정부의 소송 합의·배상금 지급에 사용되는 연방 '판결 기금'에서 충당된다.

이번 합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납세자료 유출 사건과 관련해 IRS와 재무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비롯됐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전 IRS 계약직 직원 찰스 리틀존이 지난 2019년 트럼프 대통령과 트럼프그룹의 세금 기록을 언론에 유출한 사건을 IRS가 막지 못했다는 이유로 올 1월 손배소를 제기했다. 리틀존은 해당 혐의로 2024년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미 법무부는 이 기금에 따른 보상금 신청 자격에 정파적 제한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기금은 5명으로 구성되는 위원회가 운영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위원을 해임할 수 있다고 법무부가 전했다. 보상금 청구 처리는 2028년 12월 1월 이전 종료될 예정이다.

법무부는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현금 보상을 받지 않지만, 납세자료 유출과 관련한 공식 사과를 받게 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민주당과 정부 감시단체들은 이번 기금 조성 및 보상금 지급 결정을 "가장 비열한 부패 행위"(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트럼프 지지자와 측근에게 지급하기 위한 비자금"(시민단체 퍼블릭시티즌)이라며 비판하고 있다고 CNN이 전했다.

로이터통신 또한 "이 정도 규모의 보상 기금은 통상 의회 입법이나 법원 감독을 거쳐 만들어진다"며 "행정부가 상대적으로 제한이 적은 방식으로 납세자 돈을 배분하는 구조가 권한 분립에 대한 논란을 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플로리다 연방법원의 캐슬린 윌리엄스 판사 또한 트럼프 대통령 측의 소송 취하를 허용하면서도 "법무부가 합의의 적절성을 법원에 설명하지 않았다"며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이에 따라 이번 기금의 목적이 트럼프 행정부가 주장하는 '사법 무기화 피해 구제'인지, 아니면 대통령 측근 보상을 위한 공적 재원 전용인지를 둘러싼 법적·정치적 공방이 한동안 계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