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합의 근접" 기대에도…이란 측 "종전과 핵 결부 안돼"

美 공격재개 '보류' 속 막판 조율…동결자금·배상 등 이견 여전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가운데)이 지난 17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모흐신 나크비 파키스탄 내무장관을 접견하고 있다. 2026.05.17.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이란이 미국에 14개 항 최신 제안을 다시 전달한 가운데, 양측 협상이 실제 합의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군사 공격 재개를 보류한 상황이어서 이번 제안이 종전 협상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은 18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자국이 최근 파키스탄 중재자를 통해 미국 측에 14개 항으로 된 최신 수정안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미국이 앞서 이란의 기존 14개 항 제안에 대한 답변을 보냈고, 이란은 이를 검토한 뒤 수정된 14개 항 문안을 다시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란 측은 이번 수정안의 초점이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과 "미국 측의 신뢰 구축 조치"에 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스라엘과의 전쟁 종식, 이란의 해외 동결 자금 반환, 전쟁 피해 배상, 추가 공격 방지 보장 등을 둘러싼 조건을 다시 정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이 수정안에 부정적인 반응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중동 국가들의 중재 노력을 언급하면서 다시 합의 타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행사에서 기자들에게 "이란과의 합의 가능성이 크다"며 "이란의 핵무기 획득을 막는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면 만족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와 몇몇 다른 나라들로부터 2~3일 정도라도 공격을 연기할 수 있겠느냐는 요청을 받았다"며 "그들이 요청한 것은 현재 합의 도출에 매우 근접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우리가 그렇게 해서 이란의 손에 핵무기가 들어가지 않게 할 수 있다면, 그리고 그들(동맹국들)이 만족한다면, 미국 또한 만족할 것"이라며 "매우 긍정적인 진전이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나흐얀 UAE 대통령으로부터 19일 예정됐던 이란 공격을 보류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진지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위대한 지도자들이자 동맹국인 그들의 의견으로는 미국뿐만 아니라 중동 모든 국가, 나아가 그 이외 국가들도 받아들일 수 있는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합의에는 "중요하게도 이란의 핵무기 보유 금지"가 포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로이터=뉴스1

그러나 협상 타결까지는 난관도 적지 않아 보인다. 타스님에 따르면 이란 측 소식통은 미국이 새 문안에서 일부 변화를 보였지만 "과도한 요구와 현실성 부족에서 비롯된 근본적 차이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밝혔다.

현재 미·이란 양측의 핵심 쟁점은 이란의 해외 동결 자금 반환, 전쟁 피해 배상, 핵 문제 연계 여부다. 이란 측은 해외에 동결된 자산이 "투명하고 확정적인 방식"으로 반환돼야 하며, 단순한 서면 약속은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소식통은 미국이 "개발·재건 기금" 설치를 거론하고 있지만, 규모와 방식 면에서 이란의 요구와는 거리가 멀다고 주장했다.

핵 문제도 걸림돌이다. 이란 측 소식통은 미국이 종전 협상을 핵 문제와 연결하려 한다며 "이란은 핵 약속을 대가로 전쟁을 끝내는 데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핵무기 개발 계획이 없으며, 관련 의혹은 미국의 명분 만들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측 역시 협상 실패 가능성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댄 케인 합참의장, 미군에 19일 예정됐던 이란 공격을 실행하지 말라고 지시했다면서도, 수용 가능한 합의가 나오지 않을 경우 즉각 전면적이고 대규모 공격을 진행할 준비를 하라는 추가 지시도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협상은 미국이 요구하는 핵무기 포기 보장과 이란이 요구하는 전쟁 종식·동결 자금 반환·배상 문제를 어떻게 조율하거나 분리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특히 이란이 "핵 약속을 대가로 전쟁을 끝내는 방식"을 거부하고 있어 양측이 핵 문제와 종전 조건을 분리해 다룰 수 있을지가 최대 변수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는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면 만족할 수 있다면서도 "실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