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무역대표 "트럼프-시진핑, '한반도 비핵화' 목표 유지 동의"

방송 인터뷰서 '구체적 성과' 질문에 답변, "며칠 내 '팩트시트' 발표"
301조 따른 7월 관세 부과 여부에는 "조사 결과에 상응하는 조치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회담을 한 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톈탄공원(천단공원)을 찾아 담소를 나누고 있다. 2026.05.14 ⓒ AFP=뉴스1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3~15일 중국을 방문했을 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유지하는 데 동의했다고 미국 측 배석자가 밝혔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7일(현지시간)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별다른 성과가 없다는 비판이 있는데, 가장 구체적인 성과는 무엇인가'는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그리어는 "우리는 며칠 안에 더 자세한 내용을 담은 '팩트시트'(fact sheet)를 내놓을 것"이라면서 "이 중 일부는 실제로 외교 정책과 관련된 것으로, 대통령과 시 주석은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유지하기는 데 동의했다"라고 말했다.

그리어 대표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수행했으며, 14일 정상회담과 국빈만찬, 15일 차담 및 업무오찬 등 공식 회담 및 행사에 모두 배석했다.

미중 정상이 이번 회담에서 한반도 문제를 논의했다는 것은 이미 알려졌지만,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공감했다는 내용이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 14일 중국 신화통신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 이후 "양국 정상이 중동 정세와 우크라이나 위기, 한반도 등 중대한 국제 및 지역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보도한 바있다.

반면 미 백악관이 발표한 공식 회담 결과에는 한반도와 관련한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방중 일정을 마치고 미국으로 향하는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시 주석과 북한에 대해 논의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확인했다.

당시 트럼프는 논의 결과를 묻는 말에는 "아시다시피, 나는 (북한)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그는 요즘 꽤 조용히 있다"고도 했다.

이날 그리어는 ABC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해선 "두 정상은 호르무즈 해협이 통행료 없이 열려 있고, 안전하게 유지되기를 원한다는 데 동의했다"고도 밝혔다.

아울러 그리어 대표는 "미국 내 여러 육류 수출 시설들이 중국 측에 의해 등록 취소됐었는데, 중국은 이미 이 시설들에 대한 재등록을 시작했다"면서 "이는 그 시설들이 중국으로 다시 수출 작업을 할 수 있게 됐음을 의미하며, 여기에는 소고기와 닭고기가 포함된다"라고 말했다.

또 "중국은 우리의 다양한 생명공학 관련 품목들에 대한 심사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고도 밝혔다.

이어 "중국은 200대의 보잉 항공기를 구매하기로 합의했다'면서 "이 모든 성과는 지난해 10월에 합의된 2500만 톤 규모의 대두(콩) 계약에 더해진 추가적인 성과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리어는 "가장 중요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듯이 우리가 중국과 '전략적 안정'(strategic stability)을 갖게 됐다는 점"이라면서 "바이든 행정부 시절에는 효과적인 소통 채널이 없었고, 구체적인 진전도 많지 않았는데, 경제력과 군사력을 기준으로 볼 때 세계 최대 강대국인 두 나라 사이에 그러한 소통 부재 상황이 지속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 후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 여부를 중국과 협의할 수 있다고 한 것과 관련, '어떤 협상 카드로 활용하려는 의도인가'라는 질문에는 "기억해야 할 것은 미국은 오랫동안 대만에 무기를 판매해 왔는데, 판매하지 않았던 시기들도 많이 있었다"면서 "오바마 대통령도 무기 판매를 일시 중단한 적이 있었고, 부시 대통령도 그랬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문제는 중국 측이 항상 거론해 오는 사안인 만큼, 대통령은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 고심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검토는 작년에 우리가 대중 무역 적자를 30% 감축하고, 수입 물량을 조절하기 위해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유지하며, 동시에 중국 시장을 미국 농산물에 개방하도록 이끌어낸 상황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것들은 모두 서로 얽혀 있다는 의미이긴 하지만, 대통령이 국가 안보와 관련한 결정을 내릴 때는 오로지 미국의 안보적 필요와 이익에 입각해서 판단한다"고 부연했다.

그리어 대표는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은 바로 대만 해협의 '현상 유지'에 어떠한 변화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으로, 대통령은 이에 대해 매우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면서 "대만에 대한 미국의 정책 기조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진핑 주석이 현상을 변경하려 한다면, 당연히 그에 상응하는 조치가 검토될 것"이라면서 "대통령은 대만 해협에서 불미스러운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라고도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관세 문제가 전혀 나오지 않았다고 했지만, 중국 상무부는 관세를 인하하기 위한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는 지적에는 "정상들이 만나기 전에 저나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같은 참모들이 중국 측 상대를 만나 미리 많은 현안을 조율하고 정리한다"면서 "바로 그 때문에 정상회담에서는 관세 문제가 거론되지 않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어 대표는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중국에 대해 꽤 오랫동안 높은 관세를 부과해 왔다"면서 "우리는 현재 다음 단계를 모색하고 있으며, 중국 측과 함께 이른바 '무역위원회'(Board of Trade)를 통해 무역 및 비민감 품목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대통령이 관세가 필요 없다고 판단해 관세를 면제하는 사례들을 봤을 것"이라면서 "예를 들어 미국 내에서 생산되거나 재배되지 않는 품목들, 가령 바나나 등 각종 과일 같은 것들이 있다. 대통령은 영국산 위스키에 부과한 관세도 철폐하겠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우리는 중국과 대화를 나누며 우리가 중국에 더 많이 수출해야 할 품목들인 농산물, 보잉 항공기, 의료기기 등에 대화할 것"이라면서 "반대로 우리가 중국으로부터 수입하고자 하는 품목들, 소비재, 저기술 제품, 혹은 미국 내에서 조달하기 어려운 각종 중간재 등에 대해 논의할 것이고 그러한 품목들에 대한 관세 적용 방안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측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어떤 약속이라도 했느냐'는 질문에는 "대통령은 회담에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 (중국이) 행동을 취해달라고 요구하지 않았다"면서 "대통령은 중국이 이란에 물질적 지원을 제공하지 않도록 하는 데 매우 집중하고 있고, 그것은 그가 얻어내고 확인한 약속"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 또한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개방되는 데 명확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음을 재확인했다"면서 "저도 그 회의들에 배석했었는데, 중국은 해협에서 통행료를 부과하는 일이 없도록 확실히 하고 싶어 했고 이는 중국 측이 말한 내용"이라고 전했다.

그리어는 "대통령은 중국과 공동 군사작전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어떤 미국 대통령도 그런 일을 한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분명한 것은 우리가 현 (이란 및 호르무즈 해협)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취하는 조치들에 중국이 방해되지 않도록 확실히 하고자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리어 대표는 같은 날 CBS와의 인터뷰에서는 미중 '무역위원회'의 역할에 대해 "기본적으로 미국과 중국 간의 경제 관계를 어떻게 관리할 것이지에 대한 구상을 다룬다"면서 "그중에서도 (군사적 용도로 전용될 위험이 낮은) 비민감 품목 무역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고 말했다.

'중국과 무역 전쟁 휴전 상태에 있는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중국 측도 잘 알고 있듯이, 우리 합의 내용의 일부인데, 미국은 관세율을 우리가 소위 '부산 합의(Busan deal)'라고 부르는 지난해 10월 시진핑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동 당시 수준으로 다시 인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2월 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이 나온 이후 중국에 대한 관세율이 약 10%포인트 인하된 바 있다"면서 "우리 합의에 따르면 그 관세율은 다시 인상할 수 있다고 본다. 대통령은 현재 본인이 가진 다양한 (관세 부과) 수단들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리어 대표는 "우리가 상대하고 있는 다른 많은 국가와 마찬가지로 중국 측도 우리가 수입을 조절하기 위해 일정 수준의 관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점, 그리고 동시에 시장 개방 또한 기대하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 절차 뒤 오는 7월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할 예정인가'라는 취지의 이어진 질문에는 "만약 해당 조사들을 통해 비관세 장벽이나 불공정 무역 관행이 확인된다면, 대통령이 관세 부과, 서비스 수수료 징수, 수입 쿼터(할당량) 설정 등과 같은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조사 결과가 우리가 예상하는 대로 심각한 과잉생산 문제가 존재한다면 우리는 당연히 대통령에게 그러한 조치들을 선택지로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지난 15일 중국 베이징에서 미국 워싱턴DC로 향하는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기자들의 문답을 듣고 있다. 2026.05.15.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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