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베테랑 외교관 250명 '이메일 해고'…외교 공백·역량 약화 논란
“오늘부로 해고” 통보…이란·우크라 위기 속 대사직 115곳 ‘텅텅’
- 최종일 선임기자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베테랑 외교관들을 대거 해고하고 외교 정책 결정 과정에서도 비전문가 중심 구조를 강화하면서 국무부 기능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지난주 약 250명의 외교관(FSO)에게 “귀하의 인력 감축에 따른 분리는 오늘부로 유효하다. 그간의 노고에 감사한다”는 짧은 이메일을 보내 해고를 확정했다.
지난해 7월 시작된 인력 감축(RIF)으로 이미 1000명 이상의 공무원이 직장을 잃었으며, 이란 전쟁 등 주요 외교 현안 대응 부서 인력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인력 감축을 넘어, 외교 정책 결정 과정에서 경험 있는 외교관의 배제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을 더 큰 문제로 지적한다.
특히 이란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 등 주요 현안 협상에서 전문 외교 인력 대신 대통령 측근이나 외부 인사들이 관여하는 구조가 확대되면서 정책의 일관성과 전문성이 약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 외교협회(AFSA)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약 2000명의 외교관이 국무부를 떠났다. 현재 195개 대사직 가운데 115곳이 상원 인준 대사 없이 공석 상태다. 일부 공관에서는 전문 외교관 대신 비경력 대리 인력이 고위급 외교를 수행하고 있어 주요국과의 협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존 배스 전 대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 시기는 미국이 스스로에게 가한 중대한 정책적 실수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직 외교관들은 행정부가 외교 전문성보다 정책 충성도를 중시하는 인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최근 평가 시스템에는 ‘충성도’ 요소가 포함되고, 상대평가(벨 커브) 방식이 도입되면서 승진 구조가 더 제한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무부 대변인 토미 피곳은 이에 대해 “국무부 개편은 불필요한 관료주의를 줄이고 현장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외교 수행 능력은 오히려 개선됐다”고 반박했다.
현장에서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에너지 외교를 담당했던 에릭 홈그렌 전 국무부 국장은 “호르무즈 해협 병목 대응이나 이란 원유 수출 차단 같은 복잡한 정책 대응이 약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23년 경력의 라이언 글리하는 “외교는 장기간 축적되는 전문 영역”이라며 “숙련된 외교 인력의 이탈은 결국 미국의 외교·경제적 손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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