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 내 美기업 자산 타격…트럼프의 침묵 '논란'

러, 코카콜라·보잉 등 정밀 타격…'우크라 투자 말라' 노골적 경고
우크라 美기업 피해 침묵한 美, 러시아 내 '美지분' 석유시설 "공격 말라"

지난해 8월 알래스카에서 만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5.08.15.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있는 미국 기업 시설을 겨냥해 의도적인 공격을 감행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묵인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러시아가 코카콜라와 보잉 등 주요 미국 기업 시설들을 공격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투자를 저지하고 경제적 압박을 가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중순에는 미국 농업 대기업 카길이 소유한 우크라이나 남부 곡물 터미널이 러시아 드론 7대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공격은 3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이는 단순한 오폭이 아닌 우크라이나 내 미국 자산을 겨냥한 러시아의 의도적인 공격 패턴이라고 NYT는 분석했다.

지난 2025년 여름부터 필립모리스와 몬덜리즈 등 다른 미국 기업 시설들도 잇따라 러시아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받았다.

전선에서 수백 ㎞가 떨어진 우크라이나 서부의 미국 전자부품 제조업체 플렉스의 공장이 순항미사일 공격을 받은 일도 있었다.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상공회의소는 회원사 절반 이상이 러시아의 공격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이런 공격은 우크라이나 경제를 고립시키고 미국의 투자를 위축시키려는 다분히 계산된 전략으로 풀이된다.

앤디 헌더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상공회의소장은 "러시아는 미국 기업들이 우크라이나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미사일을 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공격이 격화한 시점은 우크라이나와 미국이 에너지 분야 투자 협력을 강화하는 시기와 맞물린다.

이렇게 미국 기업이 명백한 표적이 되고 있는데도 트럼프 행정부는 별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올해 발생한 공격들에 대해 공개적인 규탄 성명을 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NYT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이 내부적으로 우려를 인지하고 있다는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이는 "완전한 침묵"에 가깝다는 비판을 낳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측에 '미국 기업 지분이 포함된 러시아 흑해의 한 석유 터미널을 공격하지 말라'고 요청해 더 파문이 일고 있다.

자국 기업의 직접적인 피해는 외면하면서 러시아 내 미국 관련 이권 보호에는 적극 나선 셈이라 이중잣대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미국 의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진 샤힌 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뉴햄프셔)는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직접 방문한 뒤 "미국 기업들이 의도적인 공격을 받고 있다고 본다"며 행정부의 침묵을 강하게 질타했다.

올렉산드르 로마니신 전 우크라이나 경제부 차관은 미국의 소극적 대응이 위험한 선례를 남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이 자국 기업 보호에 대한 확실한 신호를 보내지 않는다면, 다른 독재 정권들도 해외 미국 기업을 공격해도 괜찮다는 학습 효과를 얻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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